“탄핵백서 만들자” vs “동의할 수 없어”
“탄핵백서 만들자” vs “동의할 수 없어”
  • 이창준
  • 승인 2018.10.3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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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진회의서 계파갈등 분출
친박 “침 뱉고 나갔던 사람들
개선장군처럼 당 좌지우지”
김병준 비대위체제 운영 비판
비박 “탄핵 문제 끄집어내는 것
국민이 원하는 것 아냐” 강조
비대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31일 한 달여 만에 개최한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분출됐다.

당내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들이 ‘김병준 비대위 체제’의 당 운영 방식을 비판하자, 비박(비박근혜) 성향 의원들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충돌했다.

김병준 비대위 체제 출범 이후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원대대표 선거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재차 수면 위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해서 탄핵을 받았나. 탄핵백서를 만들어달라”며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정부보다 훨씬 탄핵감이 많은 정부지만, (당을 나갔다가 돌아온) 그런 사람들이 무슨 비판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인적 쇄신 방침을 겨냥해 “누가 특권을 다 줬나. 누가 칼질하라고 했나.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탄핵에 앞장서고 당에 침을 뱉으며 저주하고 나간 사람들이 한마디 반성도 하지 않고 돌아왔다. 이들이 개선장군처럼 당을 좌지우지하면 당과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범친박계로 통하는 정우택 의원은 “비대위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위원장이 로드맵을 밝혀주면 좋겠다”며 “비대위 체제는 한시적 기구라는 인식이 있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가 나올 때 구심점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박계에 가까운 정진석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모두 아픈 기억이다.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것”이라며 “벌써 2년이 다 돼가는데 탄핵 백서를 만들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어 “국민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게 과연 탄핵 문제를 끄집어내서 내분과 갈등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 실정에 대해서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하고 대안을 좀 제시하라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한 1차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비박 성향의 한 비대위 관계자는 “당을 나갔다가 들어온 사람들이 끼리끼리 요직을 차지한다고 하는데 사실관계가 틀렸다”며 “당내 조직부총장, 전략부총장, 여의도연구원장, 대변인 등은 모두 친박계 내지 잔류파”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견이 없을 수 없고, 결국은 토론이 있어야 하지만, 통합에 악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탄핵은 언젠가는 우리가 정리하고 가야 할 부분이지만 지금이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복당파인 김성태 원내대표도 “잘못한 것은 잘못한대로 우리가 깨끗히 수용하고 또 변화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 이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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