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기업인 방북단이나 만들 때인가
지금이 기업인 방북단이나 만들 때인가
  • 승인 2018.11.1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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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의원이 기업인 등 경제계 인사 100여명을 포함한 대규모 방북단을 꾸려 내달 7~9일 사흘간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과 북한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로 접어든 상황에서 집권 여당이 대규모 기업인 방북을 진행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어떤 긍정적 효과가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간에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지나 않을지 조심스럽다.

특히 재계가 난감해 하고 있다. 미국측이 대북제재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4대그룹 총수들의 방북에 이어 또 다시 기업인들이 대거 방북할 경우 국제사회의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EU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업인이 방북해 실질적 협력을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적으로 하나도 없다. 또 다시 기업인들이 대거 방북할 경우, 만에 하나라도 미국으로부터 ‘세컨더리 보이콧’의 경제제재라도 받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북한이 4월 판문점 선언과 6월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비밀기지에서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온 증거가 드러나면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12일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 미사일기지 13곳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정부는 이를 언론에 흘리며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기류다. 하지만 청와대는 ‘북한 미사일기지를 신고해야할 협약이 없다“며 이번에도 북한을 변호하고 나섰다. 한·미 공조에 파열음이 우려되는 이유다.

정부가 제주산 감귤 200t을 북측에 전달한 것은 대화를 이어가려는 선의라고 해도 불과 며칠 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전례 없는 외교·경제 압박을 계속하겠다“며 전방위 대북제재를 예고한 형편이고 보면 눈치없이 너무 나갔다. 더구나 민주당 쪽에서는 복권 판매 수익금을 경협에 쓰자고 나서는 등 천방지축이다.

지금은 정부가 대북투자에 기업의 등을 떠밀 때가 아니다. 그 보다 북녘 땅에서 안정된 기업활동이 가능하도록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춰 북핵폐기를 견인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남북경협을 비롯 한반도비핵화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에서 함께 움직여야 실효를 낼 수 있다. 북핵이 폐기되고, 북한의 법과 제도가 정비돼 투자여건이 확립되면 하지 말라고 해도 기업들이 남북경협 투자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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