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 승인 2018.11.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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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부산으로 강의를 다녀오는 길,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가 버렸다.

부산은 도심을 조금 벗어나도 도로가 꽤 복잡한 편이다. 비탈진 산을 깎은 곳에 집이 들어서면서 마을이 생겼고, 사람이 다니는 길이 생겼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차가 다니는 도로가 생기다 보니 길이 다른 도시보다 조금은 더 복잡한 편이다. 낯선 길도 잘 찾아가는 나인데도 유독 부산에서는 길을 잘 못 들어 헤맨 적이 몇 번 있다. 그날도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직진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럴 어쩌나’ 잠시 생각하다가 눈앞에 내비게이션을 보는 순간 이내 걱정은 사라졌다.

운전을 하다 보면 길을 잘 못 듣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잠시 잠깐 정신을 딴 곳으로 돌려버리면 원래 가려고 했던 길에서 벗어나 엉뚱한 길로 가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도 걱정이 덜 되는 이유는 내비게이션이 나를 다시 가려고 하던 길로 안내를 해 주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에는 한번 길을 잘 못 들게 되면 무조건 가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내비게이션이 워낙 잘 만들어져 있어서 길을 잘못 들어갔더라도 되돌아 나올 필요가 없다. 내비게이션이 다시 최적의 길을 찾아주기 때문에. 내비게이션만 제대로 켜 놓는다면 낯 선 길도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제대로 켰더라도 목적지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갈 방향을 잊어버리고 우왕좌왕 왔다 갔다 하게 된다. 정확한 목적지를 입력을 해 두면 내비게이션은 어떻게든 우리를 목적지로 안내한다.

우리도 내비게이션처럼 가려고 하는 목적 지점, 즉 골인지점을 잘 입력해야겠다. 왜 사는지? 어디로 향해 가려고 하는지 알아야겠다. 목적지를 모르고 그냥 산다는 것은 내비게이션 없이 낯선 길과 낯선 동네를 ‘빙빙’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왔던 길을 다시 가고, 갈 필요 없는 길로 들어가서 다시 돌아 나오고 하면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너무 크다. 정확한 목표 지점을 아는 사람은 흔들리고 넘어질지는 모르나, 다시 일어나 발걸음을 그쪽으로 향한다. 내비게이션이 우리를 목적지로 안내하듯이 목적과 목표가 우리를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안내한다. 가고자 하는 그곳을 정확히 알아야겠다. 인생은 속도와 열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을 하였다면 하나 더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내비게이션은 업그레이드를 주기적으로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은 충북 보은으로 강의를 갈 일이 잦다. 충북 보은에 사회복무 연수센터가 2016년 개원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꼭 강의를 하러 가게 된다. 그곳으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구를 거쳐 구미 김천, 상주를 지나 충북 보은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그러다가 2017년 6월에 상주 영천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20분이나 단축하여 갈 수 있게 되었다. 처음 개통을 하고도 한동안 다니던 길로 다녔었다. 이유는 내비게이션이 새로 난 길을 인식하지 못하고 늘 다니던 길로 안내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하고 난 뒤부터는 내비게이션은 나를 새로 난 길로 안내했다.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내비게이션은 늘 다니던 길로만 우리를 안내한다. 그래서 우리도 자기 삶을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해줄 필요가 있다. 삶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으면 우리는 항상 해왔던 대로만 살게 된다. 늘 해오던 방식의 생각과 늘 해오던 말을 하며 늘 만나던 사람만 만나며 살 수밖에 없다.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법이다.

흔들림 없는 삶의 목적을 알고 세밀하고 정확한 목표를 세우고 살자. 그리고 수시로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를 하며 살자. 자신의 이력서에 최소한 일 년에 한 줄 이상의 새로운 이력 정도는 추가시켜주며 살자. 교육도 좋고, 사회적 활동도 좋다. 평생 배우며 산다는 마음으로 더 배우고, 더 성찰하여 자신을 확장시켜 나가자.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멋진 사람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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