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피던 날
모두가 이별을 고할 때
긴 겨울의 문턱에서
붉은 입술 하얀 그리움으로
피어나던 너
푸름을 자랑하던 그 유월의
화사함으로 피어나
많은 사람들의 시선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원치 않는 계절 앞에
긴 밤 지새우며
추위에 홀로 떨며 피어있는
아름답지만 슬픈 꽃
모두가 떠난 자리
이 추운 겨울 들녘에서
무엇이 그리 서러워
슬픔의 실타래를 풀지도 못하고
오는 봄을 기다리려 하는가?
◇서하영= 1966년 대전 태생. 시인 황금찬의 추천으로 창조문예 등단.
낙동강문학 제1회 신인대상수상. 기독교뉴스 신인대상수상.
현재 대전에서 예인갤러리 카페를 운영하며 詩作활동중.
시집으로는 ‘내 마음의 뜨락’과 ‘내 안의 섬’이 있다.
<해설> 은혜는 사랑과 용서가 담긴 선함의 상자. 아름다움과 혁명은 바로 나의 손끝에 있다. 인내는 기다리는 방법이 아니라 기다리는 동안 좋은 태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아는 것. 끝은 훤히 보이는데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땐 모든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자존감은 자아의 문제이고 행복감[幸福感]은 영혼의 문제이다.
바쁘게 살면서 풍요 속의 빈곤처럼 아이러니하게도 외로움에 사로잡혀 벗어나지 못할 땐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는 가치를 헤아려보자. 어디엔가, 때로는 마음이 맞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훤히 알 것만 같은 겨울 장미 한 송이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