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를 기다리는 베트남 신부들
비자를 기다리는 베트남 신부들
  • 승인 2018.12.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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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대구경북 다문화사회
연구소 소장


베트남 골목, 거리, 식당 ,가게마다 함성이 터지고 난리가 났다. 베트남 식당에서 베트남 신부들과 식사를 하던중 갑작스런 고함소리에 처음엔 전쟁이라도 터진 줄 알았다. 박항서 감독의 열풍이 말레이지아 대표팀을 이기고 10년만에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2018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베트남과 한국은 사돈의나라,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울 정도로 멀지만 가까운 나라다. 이제 축구로 인해 더욱 더 가까워졌다.

그런데, 최근에 베트남 북쪽 신부들의 비자가 보류되어서 한국에 나오지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에서 6개월씩이나 기다리고 신부 나올 것을 예상해서 예식장도 예약하고, 어떤 신랑은 새 집에 신부가 오면 같이 이사갈려고 이삿날을 받아 둔 사람도 있다. 신부를 통해 들은 비자보류의 사유 대부분이 신랑 월급이 한국서 생활하기에 충분하지않고, 베트남 방문횟수가 많지 않은 것이 이유였다. 국제결혼 요건에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최저소득기준이나 자격이 정해져있다. 내용이 불충분하면 사유서로 상황 파악후 국가가 정한 자격기준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비자가 대부분 나온다. 신랑의 소득기준이나 서류상에 국제결혼 요건에 하자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비자보류상태가 되자, 신랑 신부들이 당황하고, 신부들은 화상채팅으로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졸르고 있다. “그들이 우리 사랑을 믿지 않아요”, “영사 인터뷰가 무서워요”, “당신의 월급이 적어서 한국에서 생활하기 어렵대요”, “한국에 언제가요?” 이런 소리를 들은 신랑들은 열심히 일하고 집 사서 , 한국 결혼이 여의치 않아서 국제결혼을 했는데 또 한 번 자존감이 무너졌다.

아랍에밀레이트의 두바이는 국가가 자국민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결혼하면 집도 주고 돈도 준다. 우리는 그런 부자나라 흉내는 안 내더라도, 소득의 잣대로 국가가 국제결혼한 남성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비자는 영사의 고유권한이고, 나름 정책적 사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당신 남편은 그래도 열심히 일해서 소득이 되기 때문에 국제결혼한 것이다.” 이렇게 말해주면 , 베트남 신부들도 본인이 선택한 신랑에 대한 믿음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내가 아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열심히 일한다. 일자리가 없어서 비정규직에 계약직이 수두룩하다. 오죽하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현상이 생겼을까? 결혼도 안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젊은이보다 자기 형편에 맞게 국제결혼을 하는 젊은이들은 나름 열심히 성실히 소시민적으로 살았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논문 데이터 결과를 보면 최근에 눈에 띄는 몇 가지 사실들이 보인다. 신랑의 직업군이 36.4%가 사무직이고, 신부들의 결혼 만족도가 53.6%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평생교육에 참여하는데 동의하는 가족의 지지도도 60%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결혼 만족도는 내국인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이제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비자에 대해서 국제결혼 남녀들의 자존감이나 상처도 고려해봐야 할 잣대의 변화가 필요하다.

초창기의 국제결혼 신부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해야 한다. 베트남도 이제는 가난 때문에 국제결혼하는 여성들이 많지 않다. 전문가들이 보는 베트남 국제결혼도 향후 2년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만큼, 베트남도 국민소득도 올라가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이나 의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흔이상되는 총각들이 맞선을 보면, 나이 많다는 이유로 베트남의 재혼여성과 결혼하는 예가 빈번한 현실이다. 나이 차이가 나서 결혼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여성도 더러 있다. 그것은 그들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정작 베트남 여성들은 본인 스스로 선택을 한 결혼인데, 왜 베트남에서 규제하지 않는 것을 대한민국이 규제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게 그들의 반응이다. 베트남 현지 맞선 분위기는 선택권과 결정권이 한국 남성보다 베트남 신부에게 있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현실을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저출산에 대한 인구정책은 출산율과 이민자 수용뿐이다. 국익과 인구정책을 위해서도 국제결혼신부들의 비자는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국익과 한국남성들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 남성의 결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인구정책에 기여하는 국제결혼 신랑, 신부들에게 보편적이지 않은 잣대로 비자 규제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 미래의 인구정책이나 결혼에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 보는 정책이 될까 안타까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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