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밝다
어둠이 밝다
  • 승인 2018.12.23 2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현

너는 별, 달, 태양 중 무엇이 좋으냐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좋다, 공기가 없는 우주처럼

너는 호수, 강, 바다 중 무엇이 좋으냐

나는 미미한 것이 좋다, 한모금의 물처럼

너는 들꽃, 화초, 소나무 중 무엇이 좋으냐

나는 씨앗이 좋다, 언제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나는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중요한 것은 늘 음지에 있고

언제든 간절할 때 그 모습이 드러난다

그대의 태양보다 강렬하게

땅 속 깊은 어두움이라도 좋다

공허해도 누구든 안을 수 있다면 좋다

마른 목을 축일 수 있다면

지금이 아니라도

당장이 아니라도

오늘도 어둠이 밝다

 ◇이승현= 1979년 부산 출생. 시인부락 인터넷 동호회 회원 낙동강문학 신인문학상, 시민문학 편집위원 활동 중. 현재 경남 통영시청 근무 중.

<해설> 내 인생의 걸림돌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아무것도 하지말자. 문을 안에서 걸어잠근 표현하지 않은 마음은 무효이다. 빛나는 순간은 찰나이고, 추락은 길고,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극적인 순간을 경험한다.

사람의 마음은 늘 휘청거리니 중심을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 핑계거리가 모두 소진되면 그 결말은 에누리 없이 나타난다.

세상일이 돌과 쇠처럼 다 같이 여물어도 비중 따라 걸러지고 받쳐 지는 것이 다르다.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소리 내어 기도하지 않기 때문. 어둠이 밝은 날, 그 정신적인 고요함 속에서 답을 찾는다.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아닌 것이 가장 필요한 것이었음을….

- 성군경(시인)-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