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이 우려된다
소탐대실이 우려된다
  • 승인 2019.01.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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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경북본부장)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더욱이 이번 새해는 기해년 황금돼지 해라며 주위에서도 지난 한해보다 더 밝은 한해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매년 연초마다 반복되는 식상한 인사말이긴 해도, 지난 2018년은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면 대구경북의 정치권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은 한해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 치러진 6.13 지방선거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거대 야당의 모습을 상실한 채 실수를 연발했다. 공천과정에서는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온갖 구설수의 공천 내홍으로 선거에 참패했다.

그 결과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구성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구를 비롯하여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는 경북에서조차 포항, 구미 등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광역을 비롯한 기초의회에도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상당한 수로 입성하였다.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변화였다. 이렇듯 정치권에 대한 변화는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관심과 기준은 더욱 높아지고 엄격해졌다.

하지만 국민들이 공공부분, 특히 정치권에 요구하는 기준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만 모르는 것 같다.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예산으로 관례적으로 해외 출장을 간 것이 언론에 보도되어 국민들의 비난을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이번엔 중요법안의 심사일정에 아랑곳없이 연말 다낭으로 외유성 출장을 간 국회의원들이 언론과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민의 관심사항인 ‘김용균법’과 ‘유치원3법’으로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 의무인 법안 심사를 내팽개치고 베트남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다낭으로 해외연수를 가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 도리어 묻고 싶다.

비단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다. 지역 정치권 또한 마찬가지다.

지역구의 수해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해외 출장을 다녀온 충북도의회 의원이 레밍발언으로 공분을 산 사건을 국민들은 기억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기억에선 벌써 없어진 듯하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연말 해외에서 벌어진 예천군 의원들의 가이드 폭행 사건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가이드 폭행 뿐만 아니라 호텔에서 고성방가로 경고를 받고, 버스에서도 도를 지나친 음주로 주의를 받았다는 등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기초의원이라는 지위가 민망할 정도로 추태를 부렸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고, 추가로 밝혀지고 있는 내용을 보면 필자의 낯이 뜨거울 지경이다. 경북도의원의 신분에 도취된 도를 벗어난 발언도 여전했다. 구미출신의 모 의원은 예산 심사과정에서 수준이하의 질문과 경북교원을 폄훼하는 발언을 해 결국 정식으로 사과했고, 얼마 전에는 안동출신의 모 의원이 집행부 간부공무원을 의원사무실로 불러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문제 삼으며 인격모독성의 발언을 했다가 공무원노조의 항의를 받았다.

얼마 전 경북도에서는 예산심의 회의장에서 집행부 간부공무원의 발언으로 예산결산위원회의 심사과정이 파행되는 일이 벌어졌다. 경상북도에서 경북교육청으로 가야되는 법정전출금이 상임위 심사과정에서 삭감된 사유를 묻는 위원의 질문에 “아마 교육청에서 해당 상임위에 내방을 소홀히 해서 그런 것 같다”는 집행부 간부공무원의 답변에 도의원들이 의회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발끈하며 나선 것이다. 부지사의 공식적인 사과와 해당 간부의 인사 조치로 해당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집행부와 의회간의 앙금이 남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술자리에서나 할 만한 발언을 공식 회의석상에서 말한 집행부 간부공무원의 태도가 분명 잘못이지만 뒤에서 쉬쉬하면서 말하는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외부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지방분권과 자치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 지방의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던 의회 인사권 독립과 의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인력보강 사항에 대해 현 정부는 적극 호응하고 있다. 작년 경주에서 개최된 지방자치의 날 행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지방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 또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싸늘해지다 못해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실이다.

필자는 여러 번 지면을 통해 지방의회의 위상강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의원들 스스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기존에 통용되던 관습을 버리고 뼈를 깎는 노력과 실천이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지방의원들도 분명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지방의회의원들이 많은 만큼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은 개인적인 의원들의 일탈행위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통용되던 여성과 관련된 발언과 농담이 성희롱에 해당되고 미투 운동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이용하여 불합리적으로 행해지던 소위 갑질문화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실수가 반복될 때마다 관례라는 변명을 대고, 의원이라는 신분에 편승한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본인들 스스로 지방의회의 존재가치를 위협하는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소탐대실의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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