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총체적 난국” 포문
지역 정치권 총출동 위상 실감
김진태·김문수도 ‘한 자리에’
黃 당권행보 겨냥 신경전 펼쳐
자유한국당 차기 당권도전이 거의 확실시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1일, 입당 후 지방 방문 첫 일정으로 ‘보수의 텃밭’ 대구를 찾아 ‘정치인 황교안’으로 변신을 위한 첫 시동을 건 가운데 ‘통합’을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당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 총동창회 회장 이·취임식 및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첫 행보를 대구에서 시작해 의미가 깊다. 말이 아니라 일로 보여주겠다”라며 “이제는 통합이다. 하나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실정, 민생 파탄, 안보 불안 등 나라사정이 총체적 난국”이라며 현 정부에 화살을 돌린 후 “국정난맥상을 극복하고 살기 좋은 나라, 잘 사는 나라,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의 개인적 일정이었지만 이날 행사에는 곽대훈 대구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윤재옥 의원, 추경호 의원, 김규환 의원(비례·동을 조직위원장), 정순천 수성갑 조직위원장과 지역 구청장, 시의원, 구·군 의원, 여성아카데미 회원 등 300여명이 참석해 황 전 총리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특히 당권도전이 유력한 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다.
곽대훈 대구시당위원장은 “한국당에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전당대회 때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으로 좋은 인물을 뽑자”고 말했으며 추경호 의원은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같은 친박계로 당권도전이 유력한 김진태 의원은 “황 전 총리와 절대 안 싸운다. 그러나 신참은 신고식을 해야 한다”고 조크를 한 후 “싸우는 것은 김진태가 전문이다. 전당대회는 대권주자의 자리가 아니다”며 은근히 본인의 장점을 내세웠다. 김문수 전 지사는 “입당한 지 25년 됐는데 당이 어려움에 처한 책임이 있다”며 “문재인이 문제다. 한국당이 답이다”라고 외쳤다.
황 전 총리의 이런 행보는 차기 당권 도전은 물론 궁극적으로 대권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입당하자 ‘친황계(친황교안계)’가 새로 생겨난 것이 아닌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황 전 총리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실제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연찬회에서 “친박·비박을 넘어서니 친황이란 말이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황 전 총리가 첫 지방 일정을 대구로 잡은 것은 보수 표심을 다잡고 당권 도전에 대한 분위기를 띄우는 차원”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절대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조만간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