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 상주음악가 김호정 “다채로운 공연 구상”
수성아트피아 상주음악가 김호정 “다채로운 공연 구상”
  • 황인옥
  • 승인 2019.01.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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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출신 아닌 첼리스트 선정
최정상급 연주자 경쟁력 기반
극장 브랜드의 가치 상승 기대
“협연·독주회·실내악 3개 기획
미학 느껴지는 연주형태 준비
수성아트피아 활동 적극 참여”
2018-2프로필사진
첼리스트 김호정

“올 한해 대구와 수성아트피아의 우수한 문화수준을 대·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2019 수성아트피아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소감을 밝히는 첼리스트 김호정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공연장 활성화에 기꺼이 역할을 보태고 싶다”며 대구 “최고의 명품 공연장으로 재도약 중인 수성아트피아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것”임을 밝혔다.

김호정은 관록의 연주자다.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거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짜르테움 국립음대, 독일 쾰른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동아음악콩쿠르, 한국일보 콩쿠르, 인천시향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고, 스위스제네바 국제콩쿠르, 독일 쾰른 호넨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도 입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독일 쾰른 체임버오케스트라 단원을 역임하고, 코리안심포니 수석,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 대행을 지냈다.

그녀의 화려한 이력에 비춰볼 때 이번 상주음악가 선정은 의외다. 청년연주자도, 그렇다고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음악가도 아니기 때문이다. 청년층과 대구경북 출신으로 제한했던 그동안의 선정기준에서 보면 한참 벗어난 파격이다. 지역 음악가 지원이라는 측면보다 공연장 활성화라는 목적에 더 부합한 선정이다. 이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중견음악가를 통해 예술인과 극장 브랜드 가치의 동반상승 효과를 기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타지역 출신이라고 대구와 연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경북대 음악대학 교수로 11년째 재직 중이다. 인터뷰 내내 보여준 대구 음악계 사정에 능통한 면모는 대구와 함께 한 시간들을 짐작케 했다. 수성아트피아의 현재 위치와 상주음악가로써 그녀에게 주어진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대목에서는 대구음악가 못지 않았다.

국내 최정상급 첼리스트로 불리는 김호정은 수성아트피아 상주음악가로 올 한해 3회의 연주회를 기획, 무대에 오른다. 연주회는 협연(3월21일), 독주회(6월20일), 실내악(12월12일) 등으로 구성된다. 독주회는 피아니스트 주희성( 서울대학교 교수)의 반주로 꾸려지며, 실내악과 협연공연은 구상 중에 있다. “단 3회의 공연이지만 다채로운 공연미학을 느낄 수 있도록 연주형태와 연주곡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첼로는 연주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악기다. 전체 곡 구성에서 첼로의 분량은 적지도 많지도 않아 적당하다. 음역대도 총총거리지 않아 느긋하다. 역할로 따지면 무대 위의 주인공인 배우보다 스토리를 지긋하게 끌고 가는 연사에 해당된다. 김호정은 인생으로 따지면 중년의 깊이감을 갖춰야 하는 첼로가 자신의 성향에 부합하다고 했다. 여기에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을 동시에 겸비해야 하는 점도 첼로의 매력점으로 꼽았다.

“첼로는 정신적인 분야에 해당하는 선율과 육체적인 부분인 체력 관리를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악기죠. 1년에 수많은 무대에 설 수 있으려면 두 부분 모두 관리를 해야 하죠.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공존, 매력적이지 않나요?(웃음)”

인터뷰 자리에서 대화가 시작되자 어투가 먼저 귀에 들어왔다. 단호하고 명료했다. 그녀의 연주스타일을 묻자 단호하고 명료하다고 했다. 어투나 연주스타일이 다르지 않다는 것. 김호정은 꾸미지 않은 진솔함, 단아하고 명료한 연주로 정평나 있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연주 속에 강약을 엄격하게 표현한다. 그녀가 ‘진정성’을 강조했다.

“연주자는 무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진정성이죠. 진정성이야말로 청중과의 소통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첫 번째 덕목이라고 할 수 있어요. 관람객의 선호를 맞추기 위해 미사여구를 남발하는 연주에는 진정성이 떨어지고, 감동도 없게 마련이죠.”

제자들에게 ‘솔직한 연주자가 되라’는 조언과 함께 강조하는 덕목이 하나 더 있다. 장기적인 목표를 잡고 긴 안목으로 내공을 쌓아가라는 것. “젊을 때는 노력에 재능이 더해져야 좋은 연주를 펼칠 수 있지만 60대가 되면 노력만으로도 훌륭한 연주를 펼칠 수 있어요. 삶이 주는 내공이 재능을 대신하고도 남죠. 내공이 묻어날 때까지 목표를 길게 잡으면 조급하지 않게 깊이있는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죠.” 진정성 있는 연주자로 제자들의 롤 모델이 되고 싶다는 김호정. 50대에 접어든 내공있는 그녀의 음악을 올 한해 수성아트피아에서 만끽할 수 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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