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 정상회담 ‘과거 실패’ 되풀이 하나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정도 앞둔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그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과 체제보장 조치’라는 ‘스몰 딜’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미·북간의 제네바 합의나 6자 회담의 목표치에도 이르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북핵 폐기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15일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발언했다. 그는 이어서 ‘1차 정상회담에서 많은 것이 이루어졌다. 이번 회담도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달리 1차 정상회담 후 어떠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만나기도 전에 미국이 스스로 물러서는 꼴이 됐다.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 조야의 시각은 한 마디로 부정적이다. 미국의 정보 수장은 말할 것도 없고 현지의 군사령관들이 잇따라 ‘북한은 핵 포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현지 시간 1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도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우리 국회의 대표단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 북한의 진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무장해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북한의 비핵화와는 정반대되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 정보 당국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은 하지 않지만 핵개발은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는 증언을 해오고 있다. 그저께는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서 신고 되지 않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지를 공개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한미 군사훈련 중지 등 받은 것 없는 양보를 해왔다.

1차 정상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을 완전히 없앨 것이며 그것이 안 되면 1분 만에 회담장을 퇴장하겠다’고 했었다. 그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시작 전부터 물러서는 발언을 하고 있으니 2차 정상회담도 기대할 것이 없는 형식적인 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핵실험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1994년 제네바 미·북간 합의나 2003년 ‘9·19 공동성명’의 내용에도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