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 앞으로가 중요하다
하노이 담판 결렬, 앞으로가 중요하다
  • 승인 2019.03.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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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회담이 결렬되면서 미-북의 견해차이가 극명히 입증됐다.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감춰진 다른 핵시설 폐기까지 포함한 가시적 비핵화 실행조치를 원했다. 반면 북한은 핵 폐기 자체에 완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상응 조치로 전면 제재 완화를 요구해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북핵 동결 내지 대륙간탄도탄(ICBM) 제거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스몰 딜’이 불발됐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위안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겨냥한 ‘치적 쌓기’에 급급해 대폭 양보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중요하다”며 대북협상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다. 제재 완화와 비핵화를 둘러싼 이견을 서로 확인한 것은 오히려 소득이라고 할 수도 있다.

더욱 두 나라 모두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북한의 ‘노동신문’은 1일 북·미가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길에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며 협상 중재 역할을 당부한 만큼 우리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 구실이 더욱 긴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및 김 위원장과 적극 소통하면서 균형 잡힌 절충안을 유도해내는 창조적 중재자 구실을 해야 한다. 정부로선 당분간 북-미 대화가 주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남북관계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남북관계 과속을 자제하고 미국과의 공조를 굳건히 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남북 협력에 연연할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대북 제재 유지’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 특히 정부는 ‘신한반도 체제’를 언급하며 북한의 기대만 키워서는 안 된다.

아직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닌 만큼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배드 딜(나쁜 합의)보다는 노 딜(무합의)이 낫다.’고도 했다. ‘비핵화가 없으면 제재 완화도 없다’는 미국의 일관된 의사를 북한에 명확하게 재확인시킨 것은 그 점에서 긍정적이다. 정부는 미-북과 접촉하면서 대화의 동력이 사라지지 않도록 운전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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