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논단>바른 삶 교육이 더욱 요구된다
<대구논단>바른 삶 교육이 더욱 요구된다
  • 승인 2010.03.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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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아동문학가 교육학박사)

일전 모 교육 관련 단체가 주관하는 토론회 원고를 읽은 적 있다. 주제는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 선진화 방안’과, `대구 경북 지역 교육 명성 회복’에 관한 것이었다.

두 주제가 모두 얼핏 보기에는 시의 적절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이 주제 선정 밑바탕에 깔려있는 의식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생각이 요망된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이 두 주제 선정 배경에 현재 대구 경북 지역 출신 학생들이 서울의 모 대학교에 입학한 수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물론 유명 대학교에 많이 입학시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고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공교육이 무너졌다느니, 대구 경북 교육이 형편없다느니 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주제를 발표하는 두 사람 모두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안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교육 개혁의 현안과제로 `바른 인성교육을 이룰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어릴 때부터 기본 생활 습관을 체질화하도록 지도할 것 등 몇 가지 정책 대안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인격이 갖추어지지 못한 채 지적능력만 높은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보면 지적능력은 매우 높은데 인격이 갖추어지지 못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역시 인성교육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것은 이것이 교육의 근본 지향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서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교육이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이는 무시되고 유명대학 입학, 남보다 나은 직장에의 취업 등으로 그 목적이 바뀌어져 있는 감이 없지 않다. 수단이 도리어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심한 목적 전도(顚倒)현상이 아닌가 한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비교하여 말할 때에도 대부분의 관점이 공교육으로는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으니 사교육이 횡행하고, 그 결과 극심한 경쟁, 사교육비 과다 등 각종 문제가 나타나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대구 경북 교육의 명성 문제도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이 문제 역시 밑바탕에는 유명대학 입학자 수를 놓고 따지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옛날에는 모 대학에 얼마를 넣었는데 지금은 어찌된 셈이냐?’하는 의식이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음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눈앞의 현실적 목표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우리들 삶의 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하나의 결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교육은 1차적으로 지식을 매개로 하여 전인적 성장과 발달을 돕는 수단’이며, 동시에 `교육은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미래사회에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적응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직 유명 대학 진학 결과만을 두고 교육의 잘잘못을 따지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공교육과 사교육 문제도 중요하고, 대구 경북 옛 명성 문제도 중요하지만 삶에 대한 교육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 어떻게 자아를 성취하고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인간교육 방안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과 학부모들이 삶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확립하여, 스스로 사교육비를 줄이게 하고 우리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나가야 한다.

불교에서는 어떠한 유혹에도 깨어지지 않는 경지를 `금강(金剛)의 경지’라 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래에 학부모가 될 우리 학생들이 분명한 가치관을 형성하고 올바른 삶을 영위해 나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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