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NI 3만 달러 돌파…체감은 ‘글쎄’
1인당 GNI 3만 달러 돌파…체감은 ‘글쎄’
  • 김주오
  • 승인 2019.03.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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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고용·양극화 심화
명목성장률 20년만에 최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했다. 2만 달러 돌파 이후 12년 만이다.

하지만 지난 2017년 3%가 넘었던 실질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7%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명목 성장률은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천349달러로 1년 전(2만9천745달러)보다 5.4% 늘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다.

1인당 GNI 3만 달러는 선진국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한국 경제가 목표로 삼아왔던 지표였다.

우리나라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5천만명이 넘는 국가 가운데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선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까지 6개 뿐이었고, 우리나라가 7번째 국가다.

이들 국가들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를 달성하는데 걸린 기간은 평균 9.7년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3만 달러 달성시기 12년으로 길었다. 지난 2006년(2만795달러) 2만달러를 처음 돌파하고 12년 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3만 달러 달성의 기간이 길어졌다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인구 2천만명이 넘는 국가만을 기준으로 할 때도 우리나라의 순위(유엔 통계 기준)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이탈리아 등에 이어 9번째다.

문제는 국민들이 경제 성장을 체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다.

체감 경제와 밀접한 고용 시장은 얼어 붙어 있고 양극화는 심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고용탄성치’(고용 증가율·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는 0.136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0.518 이후 최저였다.

산업구조가 고도화하면서 주력 산업이 노동집약형에서 자본·기술 집약형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주력 산업 중 그나마 고용 효과가 큰 자동차, 조선 업황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성장세를 이끈 반도체의 경우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고용지표는 줄줄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년 대비 취업자는 9만7천명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에 시달리던 2009년(-8만7천명) 이후 최소다. 실업률은 3.8%로 2001년(4.0%) 이후 가장 높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5%로 전년보다 떨어졌지만 2000년대 들어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양극화도 악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 월평균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전년 대비 역대 최대인 17.7% 감소했다. 반면 최상위 20%(5분위) 가구 명목소득은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폭(10.4%)으로 늘었다.

5분위 가구의 소득을 1분위 가구 소득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작년 4분기 5.47로, 통계를 낸 이래 같은 분기 기준으로 최고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 소득분배지표가 나빠서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며 “저소득층은 당연히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를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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