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향한 외교
달을 향한 외교
  • 승인 2019.03.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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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하노이 북미회담이 아무런 성과를 만들지 못하고 끝나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의 중재자를 자처하며 나섰다. 다시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양쪽의 의견조율을 하는 듯했다. 그런데 그 방법으로 내세운 것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다시 돌리는 것이었다. 북한은 현재 UN의 경제적 재제를 받고 있다. 따라서 그들과 경제적 거래는 세계가 금기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재개하는 문제를 미국과 협의해 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를 들은 워싱턴 외교가나 심지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북한에 대한 어떤 환상도 없다며 오히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원상복귀를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이 문제를 한국과 의논하며 진행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막연한 추측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하노이 북미회담이 끝나고 김정은이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과 동시에 미사일 발사장의 원상복귀가 시작된 것에 한껏 신경이 곤두섰을 것이다. 비핵화가 아닌 무기를 다시 드는 것인지 우려하는 한편 그들이 하루 빨리 비핵화를 선언하게 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자 하는데 우리 정부에서는 그 반대의 카드를 보이니 문제이다. 이를 두고 미국의 의회는 한국이 달을 향해 총을 쏜다는 말로 우리 외교를 비유했다.

사실 북한은 북미회담에 나서면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에게 단계적 비핵화에 동의한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부분이 아닌 전부를 요구하는 미국의 주장에 회담이 중단된 것이다. 그리고 회담을 하는 중에도 핵무기의 재료들이 만들어 지고 있었다는 보고와 미사일 기지까지 준비되고 있으니 북미회담은 아주 멀리 날아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둘을 다시 협상테이블에 나오게 한다며 제의한 것이 북한의 경제라인을 열어주는 것이니 그들이 보기엔 누가 적인지 헷갈리는 부분이다. 전 세계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하나의 힘으로 밀어주고 있는데 빗장을 풀어주자고 하는 말을 한국이 하고 있으니 동맹국이 의심스럽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전 세계에 주둔하는 미군의 주둔비용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문제까지 토의 중이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주둔비용도 마찬가지이다. 동맹이란 이름으로 무상봉사의 기간은 끝났다. 연합 군사훈련마저 비용문제로 축소하는 마당에 앞으로 어떤 요구조건이 나올지 모를 일이다. 북한이 협상회담장에서 돌아선 이유는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다 내려놓을 생각은 없고 일부 세계가 원하는 정도의 수준으로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이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하노이 북미회담은 전 세계에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 세계 제일 강대국인 미국과 마주하는 자리였다. 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임을 선언함과 동시에 불리한 협정에 사인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북한은 분명 달라졌다. 이전 같으면 벌써 온갖 말로 미국의 비방을 시작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회담의 결렬을 동의하고 북한으로 돌아가서도 조용했다. 오히려 그들이 계속 하던 일의 연속선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동맹국이며 북한과 대치중이다. 작년 남북평화의 무드를 돋워 백두산 천지까지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발자국을 찍었지만 현실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평화모드에 휩싸여 복잡하게 돌아가는 외교라인에서 고립되고 있다. 우선은 미국과 기존의 관계를 너무 당연시 하는 안일함이다. 그들이 국내에 주둔한 이유가 무엇이든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들의 생각이 따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그들과 수시로 전화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이 있다. 북한이 자주 중국을 방문하고 미국은 이러한 것이 신경 쓰이고 한반도의 변화가 바로 지척이니 일본 역시 자신에게 유리한 입지를 만들기 위해 사방에 외교라인을 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다. 평화만 보고 직진하니 문제다. 그 평화란 것이 상대도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평화니 더 갑갑할 뿐이다. 독불 장군인 북한마저 세계의 조류에 거스를 의사를 삼켰는데 반대의 길을 가겠다고 하는 정부는 무슨 생각인지 알고 싶다. 인접한 중국도 일본도 각을 세우고 있는데 여기에 미국마저 각을 세우면 난세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어느 때보다 복선이 많은 외교라인들이 깔린 시기에 외줄타기를 하면 다가오는 위험은 감당할 자신은 있는가.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대비하라는 말이 있다. 평화를 원한다면 자신을 감당할 힘이 먼저인 것이다. 북한, 중국, 일본, 미국 앞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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