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로 본 드라마 '추노'의 사실과 허구
사료로 본 드라마 '추노'의 사실과 허구
  • 대구신문
  • 승인 2010.03.05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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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도망간 노비를 어떻게 찾았을까? 이들을 잡는 추노꾼이 존재했을까? 소현세자는 독살됐을까?

KBS 2TV 드라마 '추노'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드라마의 내용에 대한 사실과 허구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 방영 후 한국고전번역원의 한국고전종합데이터베이스에서 '추노'나 '노비' 등의 단어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기도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자료센터는 최근 홈페이지(www.kostma.net)에 '추노, 그 이야기 속의 사실과 허구'라는 코너를 만들어 드라마를 시청하는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고 있다.

김현 한국학자료센터 소장은 "드라마의 역사적 소재에 대해 이 분야의 전공 학자들이 적극적으로 답변해 드라마의 재미를 느끼면서 역사적 사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방송될 '동이' 등 시청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극을 대상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 전문위원들이 '추노'의 역사적 소재에 관해 고문헌과 연구저작을 분석해 해설한 내용의 주요 부분이다.


◇노비의 인생 역전, 가능했을까?

노비로 태어나 신분을 숨긴 채 과거에 급제해 벼슬을 지내다 다시 노비가 된 극적인 삶을 산 인물이 있었다.

'영조실록' 1745년(영조 21) 5월26일자 기록에 따르면 영조는 엄택주라는 인물에 대해 진노하면서 흑산도로 유배해 노비로 삼고 과거 합격 기록을 삭제하라는 명을 내린다.

엄택주는 본명이 이만강이고 전의현 관청의 노비였다. 그는 신분을 감추고 엄씨 행세를 하며 1719년(숙종 45)에 사마시에 합격해 생원이 됐으며 6년 후인 1725년(영조 1)에는 문과에 합격했다. 급제 후 연일현감 등을 지내다 벼슬을 그만뒀지만 결국 원래 신분이 드러났다.

◇도망간 노비를 어떻게 찾았을까?

도망간 공노비는 국가가 '추쇄도감(推刷都監)'을 설치해서 찾았지만, 개인 소유의 사노비를 관리하는 것은 소유주가 사적으로 해결해야 했다.

도망간 노비의 소재를 파악하는 일은 다른 노비를 시켜 비교적 쉽게 했지만, 노비를 잡아오는 일은 관청의 권력에 기대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1427년(세종 9) 경기도 양주에 살았던 장전의 부인 신씨는 도망간 계집종의 소재를 조사해 경상도 순흥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뒤 경상도 도관찰출척사에게 자신의 노비를 잡아달라는 내용으로 청원문서를 올렸다.

◇소현세자는 독살됐을까?

드라마 '추노'에서 소현세자가 독살됐음을 암시하듯이 소현세자 독살설은 계속 제기돼 왔다.

소현세자는 병자호란 이후 동생인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의 인질로 끌려갔다가 1645년(인조 23) 귀국했다. 그러나 한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질이 위중해져 사망했다고 '인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실록에는 세자가 사망한 이후 약물에 중독된 듯한 증상이 나타났다는 기록이 있어 아버지인 인조에 의해 독살됐다는 설이 제기됐다.

당시 인조는 청나라에서 자신을 폐하고 친청파인 소현세자를 왕위에 올릴까 두려워했다. 세자에게 침을 놓은 이형익을 처벌하지 않았고 세자의 장례를 지나치게 간소하게 치른 점 등 실록에 나
타난 여러 정황은 독살설에 무게를 싣는다.

그러나 실록과 달리 '승정원일기'나 '심양일기' 등에는 세자가 귀국하기 전부터 이미 병들어 있었다고 나와 독살된 것이 아니라 병사했다는 해석도 할 수 있다.

◇소현세자의 아들은 어떻게 됐나?

그렇다면 소현세자의 살아남은 아들은 어떻게 됐을까?

소현세자가 죽고 세자빈 강씨는 사약을 받고 나서 그들의 세 아들은 모두 제주도에 유배됐다.

1648년(인조 26) 9월과 11월 당시 13세와 9세이던 석철과 석린이 잇따라 죽고 5세이던 석견만 살아남았다.

이석견은 유배지를 옮겨가며 오랜 귀양살이를 하다 1656년(효종 7)에야 풀려났다. 이후 경안군으로 봉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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