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형 여성친화도시를 만들자
대구형 여성친화도시를 만들자
  • 승인 2019.04.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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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여성가족부가 지난 2009년 시작한 여성친화도시 사업이 10주년이 되었다. 지난 3월 28일 여성친화도시 1호 도시, 익산시에서 10주년 기념 전국포럼이 열렸다. 사업의 의의와 그동안의 성과, 문제점 등을 들으며 지역에 여성친화도시가 더 확대되려면 대구시 차원의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친화도시 사업은 2000년대 후반 일상생활의 안전과 여성의 성장을 도모하는 지역정책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며, 2009년 익산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들이 지역주민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본격화되었다. 현재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여성친화도시는 2009년 2개 도시에서 2019년 현재 87개 도시로 확대되었다.

여성친화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로서 안전한 도시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로서 안전한 도시는 누가, 어떻게 만드는가?

현재 87개에 이르는 여성친화도시 지정도시는 다양한 사업으로 여성친화도시를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 공무원이 주도하고 여성은 그 수혜자로 자리매김된다. 이는 진정한 여성친화도시로 보기 어렵다.

여성친화도시는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모든 주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면서, 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구현되도록 해야한다. 여성친화도시 사업은 지역정책 전반에서 여성과 일상의 요구를 반영하고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역 공동체의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종합적 여성정책이다. 이때 여성은 아동과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

여성친화도시 유엔공동계획(Women Friendly Cities UN Joint Programm)도 지방정부 담당자들, 지역의 여성단체들의 긴밀한 협력 증진과 성평등에 있어 여성시민단체의 역량을 강화하여 그들 스스로 풀뿌리 조직 및 지역의 행정가로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는 여성정책, 성 평등 정책의 핵심이다. 여성정책은 여성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일에서 나아가 여성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더불어 지역사회의 통합과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일에 함께하는 것이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 마을공동체 활동, 자치를 위한 다양한 차원의 분권, 다양성 존중, 성 평등 체감 아이디어 등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성친화도시 사업은 시작된지 6년 후 2015년 7월 1일부터 「양성평등기본법」에 여성친화도시 관련 조항이 추가되면서 법률적 근거를 갖게 되었기에 사업 실행의 내실화 및 안정적 운영체계 등이 확립되기 힘들었지만 해당 자치단체장의 의지, 담당 공무원의 노력, 주민들의 참여로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없이 사업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민·관 협력 관련 역할 재정립에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시의 경우 달서구, 중구, 수성구가 여성친화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달서구는 2010년 지역 최초로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었으며 여성가족과 4명, 같은 해 지정된 중구는 복지정책과 1명, 2012년 지정된 수성구는 청년여성가족과 1명의 인력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달서구는 여성친화도시 모니터단의 역량강화를 통한 주민주도의 확산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구는 동네지킴이 행복수호대가 여성가족부 우수사업으로 선정되어 우수사례를 발굴, 전파하기도 했다. 수성구는 여성친화일자리 허브기관으로서의 수성여성클럽의 활동이 활발하다.

여성친화도시 사업은 민관협력을 통한 젠더거버넌스의 모델로서 성평등정책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지만 자치단체장의 공약, 정책 담당자의 인식 및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사업의 성격이 왜곡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사업의 확산과 정착을 위한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먼저 사업 추진 경험 공무원과 젠더 전문가의 연대를 통해 시행단계별 맞춤형 여성친화도시 사업 발굴 및 우수 모델을 제시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을 중심의 커뮤니티 활동이 여성친화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아래로부터의 기반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이때 젠더 전문가와 주민들의 여성친화도시 사업 비전과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 및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대구형 여성친화도시를 만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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