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신’이 헌법재판관이라니
‘주식의 신’이 헌법재판관이라니
  • 승인 2019.04.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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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주식투자 행태는 충격적이다. 국민의 공분을 살 만하다. 이 후보자 부부는 재산 42억여 원 중 83%인 35억여 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그것도 2004년 2억9천만 원이던 재산이 2019년에 46억 원이 됐으니 ‘주식의 신’이라 할만하다. 판사와 변호사라고 해서 주식에 투자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충돌 또는 내부정보 이용 가능성을 놓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니 그것이 문제다.

이 후보자 부부는 OCI그룹 계열사인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주식을 각각 17억여 원, 6억여 원 보유하고 있다. 주식투자액 중 67.6%를 두 회사에 투자한 것인데 야당은 OCI그룹의 비상장 계열회사 상장정보를 미리 알고 투자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이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이테크건설 하도급 운송업체와 관련된 소송을 맡았는데 그것도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자의 남편 오 모 변호사는 특허법원 판사로 근무하던 2006∼2009년 소송 관련 주식을 거래했다.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모두 결정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2011년부터 이 후보자 명의로도 주식거래가 꾸준히 이뤄져 왔고 매년 재산신고 때 본인도 그 내역을 확인했으니 배우자에게 무조건 떠넘길 일은 아니다. 또 내부정보 이용과 이해충돌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국민들도 그렇게 믿을지는 의문이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을 탄핵심판할 수도 있고 국회가 만든 법률을 위헌으로 결정할 수도 있는 막중한 자리다. 공정성과 신뢰성에 누구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사소한 오해도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의 무게에 못 미치는 건 아닌지 가장 엄격한 잣대로 판단해 진퇴를 결정해야 한다.

2017년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된 이유정 변호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로 수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자진 사퇴한 바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유사한 하자가 있는 사람을 또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했다.

조국 민정수석의 인사검증 능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후보자의 임명은 법조인들의 신뢰회복 노력이나 사법부 개혁작업에 누가 될 뿐이다. 이 후보자가 깔끔하게 자진사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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