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의사에게 진료 받고 싶으신가요?
어떤 의사에게 진료 받고 싶으신가요?
  • 승인 2019.04.14 2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호(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경대연합외과 원장)
우리가 그리는 이상적인 의사는 어떤 모습일까?

친절하고 자상하며 설명도 잘 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실력 또한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가장 적은 비용으로 환자에게 하나도 불편하지 않게 빠른 시간 안에 질병을 낫게 해주는 의사일 것이다.

이런 의사를 만나길 진정 바란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시스템과 돈이다.

현대의학은 너무나 발전해서 그 많은 분야를 의사 혼자 다 섭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상급 종합병원의 진료경향은 여러 과가 협업하여 진료하는 다학제 진료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결국 한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야만 하고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게 많지만 크게 보면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국가 주도 시스템과 자유주의적 시장 주도 시스템으로 나눌 수 있고 이 두가지중 한가지만을 이용하는 국가는 없다. 둘의 시스템 자체가 한 국가의 의료를 해결하기에는 서로의 단점들이 너무 커서 이 두 시스템을 얼마나 적절하게 잘 섞어 사용하느냐가 그 나라 의료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최단기간에 전국민 의료보험을 시행하였다. 독일은 127년, 일본은 36년이 걸린 전국민 의료보험 도입을 우리나라는 12년 만에 해치웠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의료시스템을 만들었고 의료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을 갖추어 오히려 선진국에서 우리나라에 수술을 배우러 오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단기간의 발전과정에서 간과한 것이 바로 원가 이하의 수가이다.

저수가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곪아터져 나오고 있으며 의료전달 체계의 붕괴는 가속화 되고 있다.

이번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 소위 문재인 케어는 돈과 시스템 둘 다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모아놓은 건강보험 적립금 20조원 뿐 만 아니라 향후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건강보험공단의 적자는 어찌 감당할 건지 누구도 책임감 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없고 필수의료도 아닌 병실료 부터 초음파, MRI등의 급여화는 선심성 정책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으며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을 유발하여 의료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부는 전문가 단체인 의료계의 충고를 받아들여 점진적으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필수의료부터 보장성을 강화하고 원가의 70%에도 못 미치는 수가구조를 개선해야만 의료의 왜곡을 막을 수 있다.

지난 4월 11일 김포에서 제주로 가려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 후 얼마 되지 않아 엔진이상으로 김포로 회항한 사건이 있었다. 언론은 기장의 안내도 없었고 기장이 승객보다 먼저 내렸다고 기장과 대한항공을 비난했다. 하지만 사실은 이렇다. 기장은 새가 갑자기 엔진에 날아 들어 엔진 고장이 난 응급상황 (전문용어로 버드스트라이크)에서 응급 체크리스트에 따라 처치하고 관제소와 회사, 사무장에게 현재 상태와 회항 결정을 통보하고 착륙 준비를 하기도 바쁘다. 그 상황에서 기장이 안내방송을 안했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또한 착륙이 종료된 상태에서 비상 탈출 상황이 아닌데 기장이 엔진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내리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는 진정 우려스럽다. 특히 미운털 박힌 대한항공 때리기의 일환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의료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식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부가 국민들을 선동해서 무분별한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을 강행한다면 우리나라의 의료는 회항 정도가 아니라 추락사고 라는 엄청난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진정 훌륭한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싶다면 무분별한 보장성 강화가 아니라 의료전달체계의 확립과 약속했던 국가의 재정지원, 적절한 수가와 적절한 보험료 산정부터 선행이 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기사
동영상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