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일부 진전·제자리걸음 되풀이…韓, 중재 이끌까
北美, 일부 진전·제자리걸음 되풀이…韓, 중재 이끌까
  • 최대억
  • 승인 2019.04.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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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책임 떠넘기기’ 모양새
대화 재개 기미 찾기 어려워
‘한미 워킹그룹’을 ‘남북미’로
정부 “우리 역할 계속 찾는 중”
건물점검마친김창선부장
김창선, 러 블라디보스토크 대학 건물 점검 북러 정상회담을 앞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학교 내 한 건물을 둘러본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 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 등 뚜렷한 성과없이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4·11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미 양국이 또다시 작년과 같은 일부 진전과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하는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북미는 앞서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12개 이상’의 의제를 놓고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았고 양국은 핵심 사안을 논의할 워킹그룹을 구성키로 하는 등 향후 협상 기본 틀을 마련하는 성과를 보였지만 지금껏 서로 상대가 먼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모양새라 대화 재개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다 북미 사이에서 조율 입장 차가 너무 크다 보니 미국도 문재인 대통령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하는 메시지를 기대하는 바가 분명하면서도 이번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세 번이나 한국의 무기 구매 의사에 감사하다고 인사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는 말할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전에 있었던 정상회담과 같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이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이 지속되는 우리 정부로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중국 견제 구상인 ‘인도태평양 전략(미국·한국·일본·호주·인도가 중국을 포위하며 압박)’ 참여 여부에도 압박받는 모양새가 그려지면서 문 대통령이 들고 간 북미 대화 재개와 남북관계 개선 등엔 확답을 주지않는 미국의 입장이 담긴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미국의 핵심 세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에 불참할 만큼 중국의 눈치를 봐야하는 우리로서는 더 큰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는 ‘제2의 사드’가 다가올 수 있다는 관측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 간 안보 갈등의 더 큰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는 ‘제2의 사드’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 ‘폭탄’이 터지면 사드보다 훨씬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이 이를 예고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2월 ‘사드 문제로 더 갈등하지 말고 한중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합의한 지 2년 돼 가고, 그사이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을 중국 육로로 이용했고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지만 이번에도 전용기 대신 열차를 타고 중국을 경유한다면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외교적으로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4·11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밝힌 ‘단계를 거쳐(step by step)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발언과도 궤를 같이한다.

결국 비핵화와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바라보는 북미 양측의 간극이 큰 만큼 한국 정부가 다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선 현행의 한미 워킹그룹을 ‘남북미 워킹그룹’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워킹그룹과 관련해서는 남북미중이 참가하는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회의체나 북한 비핵화 사찰·검증을 위한 과거 6자회담 참가국과 국제기구가 참여하는 다자협의체 등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거론되는 과정에서 우리로선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는 중국에 북한까지 활용하는 대립 관계를 피하고 미국·북한을 설득해야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런 시점에 지난달 21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와 ‘조선의 오늘’은 한미 워킹그룹에서 한국측의 요구로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위한 제재 면제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한미실무팀(한미워킹그룹) 회의라는 것이 매번 이런 강박과 구걸로 운영되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동족이고 북남선언에 합의한 상대인 우리에 대한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추종하면서 꼭두각시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외교 소식통은 21일 “북미 사이에서 명분 싸움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미국도 문재인 대통령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달라고 하는, 기대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미국을 만나거나 북한을 만날 기회에 중간에 어떤 아이디어를 가져가서 이야기하는 역할을 계속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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