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지며 돈 쓰자는데 이골이 난 정부·여당
빚지며 돈 쓰자는데 이골이 난 정부·여당
  • 승인 2019.04.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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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고 경기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또다시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들고 나왔다. 그러잖아도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도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의 법안을 묶어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기로 해 여야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대치하고 있다. 이런 ‘블랙홀 정국’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추경을 들고 나와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추경편성이 시급하며 경기 대응을 위해서는 심지어 IMF까지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당 추경호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추경 중독 문재인 정부가 또다시 국민혈세 퍼 쓰기 총선용 정치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세먼지, 강릉 산불 등의 피해에 대한 예산지원은 이미 편성돼 있는 예비비로 충당해야 하며 추경 편성은 하반기에 가서나 검토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 한국당 주장이다.

이번 추경은 명목으로는 미세먼지와 경기 대응이다. 그러나 실제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는 2조2000억원이며 경기 대응이 4조5000억원이다. 미세먼지 대응도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것보다는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등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데 치중돼 있다. 따라서 이번 추경으로도 대기가 맑아진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를 살리겠다는 추경도 소득주도 성장 등의 주요 정책을 고수하는 한 효과가 나타날 수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번 추경은 문 정부 들어서 벌써 세 번째이다. 특히 이번 추경은 4조 원에 가까운 나랏빚을 내야 하는 추경이다. 지난해 말 국가부채가 약 천700조 원에 이르고 있고 올해도 약 38조 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그런데도 국채까지 발행해서 빚을 더 내서 돈을 쓰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까지 내년 총선을 앞두고 134조원 규모의 지역사업을 약속하고 있다. 빚내서 돈을 쓰는데 이골이 난 정부·여당이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개인이나 국가를 막론하고 빚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한다. 돈을 퍼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돈을 쓰는 것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이번 추경안도 공수처 등의 패스트트랙처럼 여야 4당이 힘을 모으면 한국당이 없어도 법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다. 여야는 강대강 대치가 아니라 대표회담 등을 통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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