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저 ‘몸짓’, 내게 와 봄이 되었네
이름 모를 저 ‘몸짓’, 내게 와 봄이 되었네
  • 김광재
  • 승인 2019.05.02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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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에 피는 봄철 야생화
금낭화
금낭화.

산에 들에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가까운 교외나 둔치에만 나가도 봄꽃들을 만날 수 있다. 늘 보는 꽃이라 해도 관심이 없다면 민들레 정도나 알까, 이름 모르는 꽃이 더 많다. 김춘수의 말처럼 이름을 불러주어야 내게로 와서 꽃이 된다면, 이름 모를 저 봄꽃들은 그냥 ‘몸짓’일 뿐이다.

이름을 모르면 나만 부르는 이름을 지어서 불러주어도 좋겠고, 이름도 없이 ‘몸짓’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꽃들을 사랑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저 남들이 붙여놓은 이름이라도 기억하고, 비슷하게 생긴 꽃들과 구별하는 정도만 관심을 가져도 좋겠다. 요즘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거의 전문가 수준의 애호가들이 올려놓은 꽃 사진과 이야기들이 많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이미지 검색을 하면 꽃이름과 정보들을 알 수도 있다. 몸짓을 꽃으로 만들기 참 쉬운 세상이 됐다.

 
꽃다지
 


◇꽃다지

냉이 닮은 노란 꽃이다. 꽃다지란 이름에 대해서는 다닥다닥 붙어 피어서, 봄에 일찍 피어서, 꽃 뒤에 새끼를 뜻하는 ‘아지’가 붙어서 등의 설이 있다. 꽃다지가 어떤 꽃인지는 몰랐지만, ‘꽃다지’라는 노래패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안치환이 작곡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는 ‘꽃다지’가 먼저 불렀는데, 뒤에 안치환이 직접 불렀다. 꽃다지의 노래도 좋다. 그런데 오해하지는 말자. 모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지는 않다. 외로움을 이겨내고, 노래의 온기를 품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민들레
 


◇민들레

끈질긴 생명력의 대명사, 봄에 가장 흔한 꽃이 아닐는지. 가을에 피는 녀석들도 가끔 보일 정도다. 요즘은 몸에 좋다고 해서 나물, 차, 효소로 인기가 좋다. 토종민들레와 서양민들레가 있는데 서양민들레가 크고 색이 진한 편이다. 꽃 아래에 총포(總苞)가 뒤집어져 땅을 향하고 있는 것이 서양민들레다.

 
씀바귀
 

◇씀바귀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오자’ 노래는 불렀지만 씀바귀를 몰라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경상도에서는 ‘씬나물’이라고도 한다. 맛이 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제비꽃
 



◇제비꽃

보라색 꽃의 대표선수.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조동진의 팬들이라면 그의 노래 ‘제비꽃’이 마음속에서 자동 재생될 것이다. 그런데 오랑캐꽃, 반지꽃이라는 이름도 있는데 그 이름은 점점 잊혀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이 꽃으로 꽃반지를 만들었나 본데, ‘꽃반지 끼고’ 노래를 듣고 토끼풀꽃을 떠올리는 사람이 훨씬 많지 않을까.

 

큰개불알꽃-2
 



◇큰개불알풀꽃

이름은 큰개불알꽃인데 꽃은 작다. 연보라색 꽃잎이 넉장인 귀여운 꽃인데, 열매 모양 때문에 일본학자가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요즘은 봄까치꽃이라고도 한다는데, 꽃말이 기쁜소식이어서 그렇게 붙였나 싶다. 서양에서는 ‘버드 아이(bird’s eye)’라고 불린다.
꽃이름에서 영양제 이름이 연상된다. ‘게브랄티’, 미국에서 개발된 비타민제인데 그 나라 발음으로는 지브럴티(Gevral T)라고. 이 약의 광고모델이 프로야구 원년 전설의 4할 타자 백인천 MBC청룡 감독 겸 선수였다. 대구구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가 삼진 아웃을 먹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는데, 관중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 게브랄티 먹고 그렇게밖에 못 해!”

 

꽃마리
 

◇꽃마리

비 내린 뒤에 보면 빗방울 하나에 꽃 한 송이가 완전히 들어가는 작은 꽃이다.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인데, 너무 작아서 카메라로 찍어서 보면 5장 꽃잎의 앙증맞은 모습이 매력적이다. 꽃이삭이 돌돌 마려있는 모양이어서 꽃마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황새냉이
 



◇황새냉이

냉이의 한 종류다. 냉이는 열매가 하트모양인데 황새냉이는 황새다리 모양으로 길쭉하게 생겨서 황새냉이라고 한다. 황새냉이뿐만 아니라 냉이 닮은 꽃이 참 많다. 그걸 다 구별하려면 상당한 내공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통틀어 그냥 냉이라 불러도 큰 허물은 아닐 듯 싶다.

 

애기똥풀
 

◇애기똥풀

봄에 피는 노란 꽃 중에서 민들레 다음 자리는 애기똥풀에게 돌아가야 하지 싶다.그만큼 흔한 꽃이다. 꽃을 꺾으면 젖먹이 똥처럼 노란 액체가 나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애기똥풀꽃은 근교 마을에 늘어지게 피어 있는데, 노란 똥 싸는 젖먹이들 울음소리는 참 귀하다.


김광재기자 conte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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