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의 동행
손뼉의 동행
  • 승인 2019.05.1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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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



아이의 세상에는
여든여덟 개의 계단만 있었다
늦은 밤의 손가락이 희고 검은 계단을
올라갈 때면 여지없이 울리는
아래층 인터폰
"죄송합니다."
여러 차례 오디션에 탈락한 애벌레가
숨어들어간 방에서 쿵쿵
애꿎은 계단이 얻어맞는 소리가 들렸다,?그런 날
새벽을 펄펄 끓인 어미의 해장국을
두어 숟갈 뜨다마는 그에게
"피아노는 손가락으로 치는 거야"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하얗게 머리 센 자폐아들이
그만큼 늙은 필하모닉 지휘자와 협연을 한다
주름투성이가 된 손이
낮은 음정의 박수를 친다, 어머니
그 긴긴 동행의 하모니
커튼콜이 울리고,무대 아래
한 일이라곤
곁에서 손뼉만 치고 있었다며 손사래 치는
평생 청중의 짓물러 진 눈
속, 한 방울
말갛다


◇김부회= 1963년 서울産. 제9회 중봉 문학상 대상, 김포신문詩칼럼연재(13~), (월) 모던 포엠 문학평론연재(14~),도서출판 사색의 정원 편집 주간, 시집: “시, 답지 않은 소리”(14)/ 물의 연가/ 느티나무의 엽서를 받다/ 모담산, 둥근 빛의 노래/척]외 다수 공저


<해설> 부모에게 자식은 살아갈 힘을 주는 사람이다.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든, 조금의 불편함이 있든,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하물며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에게 긴 세월 피아노를 가르치고 발표를 하는 모습을 보는 어머니들의 마음은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내가 한 게 없다며 나서지 않는 마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열심히 박수치며 함께 하는 마음. 커튼콜이 울리고 나서야 한 방울의 눈물과 함께 더 큰 박수를 친다. -김인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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