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복지, 마을에서 만들자
나를 위한 복지, 마을에서 만들자
  • 승인 2019.05.1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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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대구시의 주민자치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139개 전체 동에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를 운영한다니 글로만 존재하고 주장만 있던 주민자치가 현장에서 확대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감격과 우려가 교차한다.

지금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보다 공동체를 만들고 지키기 위한 자치의식을 배우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지 않고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학계에서는 주민 없는 주민자치가 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초기의 주민역량 강화는 민관이 합심해서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지금 참여할 주민이 없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주민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했었기 때문이다. 주민의 경험은 겨우 단체장을 뽑는 일 정도였다. 그것도 거의 정치적으로 동원된 경험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나 정당의 폭풍 바람이 동네 일꾼인 기초의원을 뽑는 현장에도 그대로 불어닥쳤다. 작년의 지역 선거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지방자치는 이제부터, 주민자치와 마을자치를 통해 기대할 수 있다. 물론 행정의 전폭적인 지원이 전제될 때 가능한 일이다. 행정의 지원을 관치로 보고 주민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주민자치를 촉진할 책무가 있다.

주민자치를 위한 공동체의식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우리가 남이가?‘라고 정의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말은 ‘너거는 남이다‘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이지만 함께 잘 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으며, 혼자서는 힘든 일을 같이 해결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공동체의식이 요구된다.

주민들의 관심사와 이익은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갈등은 항상 존재한다. 갈등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서로가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역량이 커지면서 혼자 점으로 존재했던 수많은 주민들이 선이 되고 면이 된다.

그동안 공동체에 대한 무관심은 주민 간 관계를 단절시켰기에 이웃과 지역사회를 돌보는 공공성은 약화되었다. 그러다보니 지금까지 동네일을 도맡아오던 특정 사회단체들만 봉사를 명분으로 역할이 과부하되어 있다. 이제 그 일을 서로 나누자.

지금, 주민참여는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까?

먼저 행정은 협치를 위한 주민 파트너가 많지 않다. 그렇다면 더더욱 주민자치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아낌없는 지원을 하여야 한다. 이때 성급한 성과주의로 주민을 독촉하거나 평가하지 말기 바란다. 통장과 관변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지역회의에 주민이 몇 명 더 온다면 이 또한 성과가 아닌가? 학교서 배운적 없는 일을 동네서 시작하는데 교육비가 든다고 생각하자.

두 번째, 주민들이 참여효능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결정권을 확대함과 동시에 모니터링을 통한 자체 반성기회도 갖게 하자. 주민주권은 권리만 아니라 의무도 주어진다. 공동체 활동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로 도움 주고, 도움 받으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먼저 참여한 주민들은 누구든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든다는 원칙을 지키자.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바빠서 못 오는 주민은 있어도 몰라서 못 오는 주민은 없도록 홍보하자. 모두의 한마디가 중요한 수평적인 참여가 보장될 때 후일 주민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분권의 필요성은 중앙정부만 아니라 풀뿌리 자치에도 있다. 마을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면 국가는 저절로 민주국가가 된다.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기를 원하는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인가 아니면 기회만 엿보다 자기 이익 취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인가. 이제는 거짓 뉴스를 믿기보다, 이웃을 불신하기보다 사실을 확인하고 거짓의 근원지를 찾아 나서자.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함께하면 가능하다. 더구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모임들이 서로 연대한다면 거짓은 발붙이기 힘들 것이다.

더 나은 민주주의가 저기 있다. 주민자치는 깨어 있는 주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며 내 일상에 필요한 일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다. 생각대로, 계획대로 안되더라도 그 과정 자체로 훌륭한 성과이다. 새로운 사회적 실험에 기꺼이 참여한다면 나를 위한 복지를 마을에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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