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알려져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날도 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 유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을 놓고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 한국당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강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 유출을 ‘외교안보 농단’이라며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강 의원의 통화 유출 사건을 거론, “(한국당이) 국가기밀 누설을 공익제보라고 하다가 이제는 야당 탄압이라고 한다”며 “공안 탄압이 어떠했었는지는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표에게 물어봐라”고 받아쳤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중대한 외교안보 농단”이라며 “유출이 명확함에도 공익제보나 국민 알 권리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추경과 각종 민생 현안 처리를 위해 31일까지 6월 임시국회 개의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이 원내대표가 전날(29일)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이인영 원내대표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했다”며 “내일까지는 국회 정상화와 관련한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3당 교섭단체 합의로 6월 국회를 열면 가장 좋고, 만약 안 된다면 한국당을 빼고 나머지 4개 정당이 할 것인지 바른미래당 입장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한미정상 통화 유출 사건을 비판한 것을 문제 삼았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야당 공격의 최전선에 나선 이유는 서훈 원장과 양정철 원장의 선거공작 의혹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국정원장임을 포기하고 여당 정보원장을 자처한 서훈 원장을 청와대가 감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오전 한국당 ‘국정원 관권선거 개입 의혹 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청와대를 찾아 서 원장에 대한 감찰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헝가리 유람선 사고로 관련 일정을 취소했다.

한국당은 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도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 의지를 계속해서 말해왔다”며 “다만 국회가 제대로 열리기 위해서는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 등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도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바라고 있어 주말에도 여야간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