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항일의병기념공원을 가다, 민족 혼 드높이며 꽃밭고개서 낙화한 영웅들 기리며…
청송 항일의병기념공원을 가다, 민족 혼 드높이며 꽃밭고개서 낙화한 영웅들 기리며…
  • 김광재
  • 승인 2019.06.06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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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은 국가 지정 ‘의병의 날’
청송은 의병유공자 최다 배출지
개항기 거센 투쟁 일었던 곳이자
의로운 민중의 발자취 스민 고장
의진 기록 ‘적원일기’ 발굴로
‘의병의 성지’로 널리 알려져
2007년 화전등에 기념공원 조성
전국의 선열 위패 봉안 ‘충의사’
전시관·명각대·충혼탑 등 구성
숭고한 애국정신 깃든 역사의 場

 

항일의병기념공원 전경 청송군 제공
항일의병기념공원 전경. 청송군 제공
 
 

호국보훈의 달 6월, 대구ㆍ경북 가볼만한곳-청송 항일의병기념공원


호국보훈의 달이 시작되는 6월 1일은 ‘의병의 날’이다. 의병의 날은 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일깨워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국회 청원에 의해 2010년 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고, 행정안전부가 매년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제정·공포하였다.

6월 1일은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가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음력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다. 2011년 제1회 의병의 날 기념식은 경남 의령에서 개최됐다.

 

항일의병기념공원.


경북에서는 청송군에 충의사와 의병기념관을 포함하는 항일의병기념공원이 조성돼 있다. 청송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병 유공자를 배출한 충의의 고장이기 때문이다. 올해 3월 현재 대한민국 독립유공 인물록에 의병유공자로 등재된 선열 2천647명 중 청송군 출신이 95명이다.

항일의병기념공원이 들어선 청송군 주왕산면 청송로 4123 일대는 ‘화전등(花田嶝)’으로 불린다. 부동면에서 부남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순우리말로는 ‘꽃밭고개’다. 봄이면 진달래가 흐드러져 고갯마루가 마치 꽃밭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896년 7월 이천의진(利川義陣)을 지원하기 위해 화장동으로 가던 청송의진(靑松義陣)이 이곳 화전등에서 관군의 기습을 받고 교전한 곳이다. 이 전투에서 청송의진의 항일의병 6명이 전사하고, 청송의진은 군의 추격을 받으며 각처를 전전하다 해산했다. 이 화전등 전투를 소재로 한 실경뮤지컬 ‘꽃밭등영웅들’이 제작돼 용전천 특설무대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우리 역사에서 의병이 가장 크게 일어난 시기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와 개항기 및 대한제국기이다. 개항기·대한제국기의 의병은 1894년부터 1896년까지의 전기 의병과 1905년부터 1910년경까지의 후기 의병으로 나눌 수 있다.

청송 지역에서는 1896년 3월 결성된 청송의진과 같은 해 4월 결성된 진보의진(眞寶義陣)이 전기의병에 속하며, 후기 의병 때는 산남의진에 청송 지역 인사들이 참여하다 후에 산남의진의 지역 분대로서 서종락이 이끄는 청송동부진과 남석구가 이끄는 청송서부진이 대일 항전을 전개했다.

서종락이 이끌던 청송동부진은 1910년 일본군 수비대 합동토벌대의 추격을 피해 청송군 안덕면 고와실(高臥室)에서 마지막 전투를 치렀다. 이때 체포된 의병들은 양손을 묶인 채 고와실 앞으로 흐르는 길안천 백석탄에서 총살당했다. 고와실전투를 끝으로 청송동부진도 해산했다.

고와실은 방호정, 감입곡류천, 공룡발자국, 만안 자암단애, 백석탄 포트홀 등으로 이어지는 신성계곡 지질탐방로(녹색길)의 마지막 마을이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풍경이 어우러진 트레킹코스에도 100년전 비참한 최후를 맞은 의병들의 정신이 스며있다.

청송의 의병투쟁은 지난 1995년 소류 심성지 대장의 서훈 신청을 계기로 청송의진의 진중일기인 ‘적원일기(赤猿日記)’가 발굴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적원은 붉은 원숭이라는 뜻으로 의병을 일으킨 ‘병신년(丙申年)’을 가리키는 말이다. 2000년 화전등 유적지 성역화 사업이 확정되고 2007년 화전등 항일의병 기념공원 조성사업이 착공됐다. 2011년 6월 2일에는 제1회 의병의 날 기념식 및 항일의병공원 개관식이 개최됐다.

 

항일의병기념공원 충의사.


의병정신을 재조명하고 나라사랑의 전통정신 문화를 보여주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조성된 항일의병기념공원은 사당인 충의사와 의병기념관을 비롯해 호국문, 효제충신재(서재), 인의예지재(동재), 창의루, 명각대, 무명 의병용사 충혼탑 등으로 구성돼 있다.
 

충의사 제례 장면.
충의사 제례 장면.

 


충의사는 독립유공자로 서훈이 추서된 전국의 2천여 의병유공선열 전원의 위패가 봉안된 사당이다. 위패는 전국 도별 가나다 순으로 배향돼 있다. 의병기념관은 항일의병의 효시인 임진왜란의 역사성과 한말 갑오경장(1895년)으로부터 경술국치(1910년)까지 의병사의 역사성과 청송지역의 의병활동 사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은 병신창의 고유문, 초유일도사민문, 감은리전투 디오라마, 적원일기 이미지, 영상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재와 서재는 추모제 행사시 헌관·집사자 변복 및 대기실, 의병 선열 유족회 사무실, 자료 연구실, 의병관련 자료및 도서 열람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강당인 창의루는 의병정신선양을 위한 집회 및 참관단체의 강의실로 쓰인다.
 

무명의병용사충혼탑.
무명의병용사충혼탑.


명각대는 의병유공선열 전원의 이름과 훈격을 도별 가나다 순으로 새긴 8폭의 오석판을 가로 9m, 세로 3m의 화강석 원석에 붙여서 만들었다. 무명 의병용사 충혼탑은 15만명이 희생됐다는 한말 항일의병의 우국 충혼을 추모하기 위한 13m 높이의 화강석 석탑으로 2017년 준공됐다.

청송은 주왕산, 주산지를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코택, 겨울스포츠 등 관광명소로 이름 높은 휴양도시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 청송을 찾는 관광객들도 따로 시간과 마음을 내어 항일의병기념공원과 의병장 심성지의 소류정 등 청송의 항일유적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광재기자 conte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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