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다 어디서 본 듯 들은 듯 흐르는 선율 이미 저승으로 떠난 가수의 허스키한 그가, 이승에서 울고 있다 소음을 달랜 소름이 음표가 되고 미명의 어스름이 노래가 되는 꿈과 꿈, 서로 밀접할 수 없는 등과 가슴의 결계에 내가 있다 소리 속을 흐르는 소리, 망각의 겹철릭을 걸친 소리가 이불 속을 뭉근하게 데운다 창틈으로 귀를 세울 때마다 선명하게 부조 浮彫되는 소리, 몸이 떠난 자리에 마른 목소리만 꿈결인 듯 흐른다 그가 떠난 것인가 내가 남은 것인가, 지금이 어제였듯 오늘이 내일이 될 수 없는 여기 어디쯤 거슬러갈수록 더 신선해지는 시간의 모호한 선도 鮮度를 더듬거린다 여적 살아있는 눈꺼풀의 몽롱을 지금도 기필코 적 的 하는 그대와 그대의 그대, ‘와사삭’ 자궁을 밟고 나오며 들었던 기저 모를 오래된 비명만 손에 쥐고
◇김부회= 1963년 서울産. 제9회 중봉 문학상 대상, 김포신문詩칼럼연재(13~), (월) 모던 포엠 문학평론연재(14~),도서출판 사색의 정원 편집 주간.
시집 시, 답지 않은 소리(14)/ 물의 연가/ 느티나무의 엽서를 받다/ 모담산, 둥근 빛의 노래/척]외 다수 공저
<해설> 모호한 시간의 경계 속에서 분명한 무엇이 잘 잡히지 않는 시간, 살아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어슴푸레한 경계에서 죽은 이의 마른 노래는 살아있어 망각의 두께 속에서도 울린다. 여태껏 분명치 못한 소리들이 태초의 소리로 거슬러 올라가면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기억을 더듬는다. - 김인강(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