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에 마늘도 폭락 “실효적 대책 없나”
양파에 마늘도 폭락 “실효적 대책 없나”
  • 홍하은
  • 승인 2019.07.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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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사전조사 바탕
선제적 대응 가능한데도
매번 ‘수급 안정’ 뒷북 대책
농민들 “사전에 조절해야지
사태 터지고 무슨 소용” 원성

양파에 이어 마늘값도 폭락하자 농가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 등의 선제적 대책 마련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통계 및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음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사태가 발생한 후 비슷한 대책만 내놓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일일도매가격에 따르면 이날 기준 깐마늘이 kg당 4천542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6천367원보다 28.66%(1천825원) 폭락했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7천689ha로 평년에 비해 16.7% 증가했다. 올해 생산량은 약 36만6천t으로, 평균 수요량인 30만t보다 6만6천t 늘었다.

경북지역 마늘 재배면적은 5천998ha로 작년보다 662ha(2.3%) 소폭 줄었다. 면적은 감소했지만 작황이 좋아 풍작을 이루면서 생산량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특히 경북은 전국 점유율 21.6%로 전국 생산량의 2위를 차지해 평년보다 약 1만2천여t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으로 마늘값이 계속 떨어지자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약 50년 마늘농사를 지은 의성군 마늘 명인 이진우씨는 “올해 전국 마늘 생산량이 전체적으로 증가하면서 의성마늘값도 겉따라 내려가고 있어 걱정”이라면서 “상인들과 거래해야 하는 농민들의 경우 제값을 못 받을 수 있다. 이는 농민에게 직격타”라고 우려했다. 이 씨는 의성마늘을 찾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아직 두고봐야 한다며 희망을 놓치 않았다.

다수의 농민들은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놓치 못하면서도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농민들은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수급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수수방관 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신일연 의성군 마늘생산자연합회장은 “최근 인건비 상승으로 농비가 많이 든데다 경기가 안좋아 거래 자체가 주춤한데 과잉생산으로 제값도 못받게 생겼다”면서 “이처럼 과잉될 것 같으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미리 산지폐기를 하던지 수급조절을 했어야 했는데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뿐만 아니라 농협에서 수매를 좀 더 해줘 지역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천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한 농민도 산지에 떠넘긴 후 뒤늦게 수매할 것이라고 말만 하고 있다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수급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매번 시기가 늦고 물량은 택도 없다”면서 “지금은 이미 수확단계라 산지폐기도 못한다. 미리 좀 해야지 늘 터지고 대책을 내놓으면 무슨 소용이냐”고 비난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도가 자체적으로 수급조절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수급대책에 따라 시·도·군과 협의해 할 수 있다. 앞서 4월 영천과 의성, 안동에 1천200여톤을 산지폐기했다. 이외에도 정부 대책과 연계해 대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농협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도 양파 수급 조절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마늘도 수급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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