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원’ 9곳 함께 올라
탁월한 보편적 가치 인정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5개의 서원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6월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의 서원’은 우리나라의 14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된 ‘한국의 서원’은 16∼17세기에 건립된 국내 9개 서원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건립된 서원이자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영주) △지역 출판문화를 주도하는 등 서원의 출판과 장서의 기능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인 옥산서원(경주) △한국의 서원 중 학문 및 학파의 전형을 이룬 대표적인 서원인 도산서원(안동) △자연과 조화된 한국 서원 건축을 대표하는 병산서원(안동) 등 도내 4개 서원을 비롯해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 등이다.
소수서원은 13세기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원나라(1260-1368)에서 도입한 인물로 이 지역 출신인 안향이 생전에 공부했던 장소다. 주요 배향인물로는 안향, 안축, 안보, 주세붕이 있다.
옥산서원은 입학규정, 교육 평가 내용과 관련된 고문서가 소장돼 있어 서원의 교육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서원을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만인소를 조선시대에 최초로 작성하는 등 공론장으로서의 서원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곳이며 많은 학자들의 수용이 가능한 큰 규모의 만대루는 자연경관과 조화의 탁월성을 보여준다.
병산서원 목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로 포함돼 있다.
동아시아에서 성리학이 가장 발달한 사회였던 조선 시대 각 지역에서 활성화된 서원들이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었다는 점과 서원의 건축이 높은 정형성을 갖췄다는 점이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로 인정받았으며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았다.
경북에서는 지난 1995년 석굴암·불국사가 세계유산에 첫 등재된 이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한국의역사마을-하회와 양동(2010년), 산사-한국의 산지승원(2018)에 이어 5번째 쾌거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선조가 물려주신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는 기회로 삼고, 세계유산을 최다 보유한 광역지자체의 위상에 걸 맞는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 구축은 물론 타 지역과 연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