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것이 옳은 것인가?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한 것이 옳은 것인가?
  • 승인 2019.07.0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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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화 변호사·전 대구고등법원 판사
임재화 변호사·전 대구고등법원 판사

 

2019. 6. 25.자로 개정된 도로교통법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조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48조의2(벌칙)

③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혈중알코올농도가 0.2퍼센트 이상인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2. 혈중알코올농도가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3.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인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결국 위 개정된 법률에 의하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으로 운전하면 처벌받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제2윤창호법’이라 해서 음주운전 범죄를 근절한다는 목적 하에 종전 음주운전 처벌 기준인 0.05%에서 강화한 것입니다.

음주운전을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명제에는 당연히 찬성합니다. 그리고 국가가 음주운전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 역시 절대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러나 음주운전을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을 무작정 넓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한 번 즈음 고민하게 됩니다.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너무 낮추게 되면 오히려 음주단속에 대한 저항이 더 생기고 결국 법에 대한 불신이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단속하는 속칭 ‘숙취운전’의 경우에는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더더욱 문제될 수 있습니다. 범죄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객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처벌 기준을 넘어 운전하는 행위에다가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는 음주 운전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날 술을 먹고 잠을 자고 다음날 기상하여 출근하는 사람들은 그 숙취해소의 개인차가 너무 많고, 그 개인도 때에 따라 숙취 해소 속도가 너무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 마당에 일률적으로 아침에 대로를 막고 단속된 운전자가 과연 음주운전에 고의가 있는지는 형법적으로 깊이 고민해 봐야 합니다.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최후 수단이어야 합니다. 국가의 형벌권을 손쉽게 행사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법이라고 하더라도 처벌은 신중하고도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음주운전으로 구속되는 사람들도 더러 있습니다. 물론 음주운전이 잘못된 것이지만 삼진 아웃이라는 기준으로 사고가 없는 단순 음주 운전자를 구속한다는 것이 너무 손쉽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됩니다.

제가 판사로 근무할 때는 나름 3년 동안 3번의 음주 전력에 대해 엄격히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략 3번 정도 되면 구속합니다. 삼진 아웃이 무슨 엄청난 원칙이 아닙니다. 검찰에서 특별한 근거 없이 정해서 관행적으로 내려오면서 굳어진 것입니다.

과거 설민수 판사가 법원 내부 통신망에 ‘국내 음주 교통사고 중 70%가 혈중알콜농도 0.10-0.24%에서 발생하므로, 0.05%이상을 무조건 처벌할 것이 아니라 0.05-0.08%는 행정처분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국가의 형벌권과 조세권의 행사는 국민의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하게 되고 잘못된 적용으로 인하여 그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엄격히 자제되어야 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어떠한 역사를 통해서 쟁취한 시민의 권리입니까? 최근의 행정 풍토를 보면 행정으로 인하여 피해 보는 국민에 대하여 다소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있습니다. 심지어 여론을 오도하는 전체주의적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어떤 목표를 위해서는 그 피해를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개인의 권리는 기본적으로는 천부적인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국가권력 행사에 만전을 기울여 주기를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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