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볼거리” vs “다큐 같아” 평 엇갈리는 화제작 ‘라이온 킹’
“화려한 볼거리” vs “다큐 같아” 평 엇갈리는 화제작 ‘라이온 킹’
  • 승인 2019.07.14 2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여름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디즈니 영화 ‘라이온킹’이 최근 공개된 후 다양한 평가가 쏟아진다.

기대가 컸던 만큼 호평과 혹평이 엇갈린다.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언론 매체와 평론가들의 평가를 반영한 신선도 지수는 60%를 기록했다. 이 사이트는 “시각적 성취 면에서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만, 에너지와 감성은 원작보다 부족하다”고 총평했다. 물론 비평 점수가 높다고 흥행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알라딘’ 역시 57%로 낮았지만, 1천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모았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라이온킹’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봤다.

◇ 다큐 같은 비주얼…“화려한 볼거리 ” vs “감정 이입 안 돼”

‘라이온킹’이 기존 작품들을 뛰어넘어 한단계 진일보한 비주얼을 구현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동물의 왕국’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사실적이지만, 실제 동물은 단 한 마리도 나오지 않는다. 모두 실사영화 기법과 포토리얼 컴퓨터생성이미지(CGI)를 합쳐 만들어낸 ‘가짜 동물’들이다.

철저한 사전 조사가 선행됐음은 물론이다. 제작진은 아프리카에서 2주간 머물며 원작에 등장하는 모든 종(種)을 직접 관찰했다. 또 헬리콥터 3대 등을 동원해 카메라 장비로 12.3TB(테라바이트)의 사진을 담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원작보다 한층 화려한 볼거리와 웅장함을 뽐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극사실적 묘사가 오히려 감정 몰입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다큐멘터리 같은 화면, 동물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리얼리즘이 캐릭터에 동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목소리 더빙을 맡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음악, 다양한 시각적 효과로 감정이 충분히 전달된다는 평도 많다.

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이 영화의 주 관객층인 10대부터 20대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저항감이 없고 오히려 익숙한 세대라, 더 깊게 감정이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작과 똑같은 리메이크… “향수 자극” vs “새로운 것 없다”

신작 ‘라이온킹’ 러닝타임은 1994년 원작 애니메이션(89분)보다 29분 정도 늘어난 118분이다. 아기 사자 심바가 프라이드 랜드를 떠나 멧돼지 품바와 미어캣 티몬과 함께 지내는 일상을 비롯해 일부 장면이 추가됐다. 암사자 날라의 활약도 조금 더 강조됐지만, 원작과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장면별로 리메이크했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존 파브로 감독 역시 “이 작품을 시작할 때부터 오리지널 계승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원작을 고스란히 되살린 시도는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안일한 리메이크라는 비판도 받는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 작품인 만큼, 어설픈 각색보다는 원작을 살린 게 낫다”면서 “첨단 기술과 원작의 향수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새로운 디지로그(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를 경험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정지욱 평론가도 “스토리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에 원작을 그대로 가져간 것 같다”면서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했다.

◇ 사자의 왕위계승 이야기, 요즘에도 통할까

세대를 초월하는 게 고전의 힘이다. 그러나 가족이 함께 보는 디즈니 영화 특성상 시류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라이온킹’은 왕좌를 둘러싼 가족 상잔의 비극과 이를 극복하는 주인공의 성장이 큰 흐름이다.

SNS에는 “‘알라딘’의 재스민이 술탄이 되는 시대에 굳이 ‘동물판 햄릿’을 2019년에 다시 봐야 하는가”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래도 영화 전체를 감싸는 ‘생명의 순환’과 부성애라는 주제는 여전히 강력하다. 심바의 갈기가 새들의 부리와 동물의 먹이, 배설물 등을 거쳐 주술사 라피키에게 닿는 모습을 천천히 따라갈 때 생명의 순환이라는 주제는 피부에 와닿는다.

대형배급사 관계자는 “엇갈린 평가에도 가족 관객의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600만∼700만명 정도 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