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 자치에 대한 크고 느린 걸음이 필요하다
참여와 자치에 대한 크고 느린 걸음이 필요하다
  • 승인 2019.08.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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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나는 왜 참여하는가?

내가 주민으로서 주민자치센터나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사업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 되는 일인가?

주민들이 지역의 정책들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행정과정의 일부에 참여하는 일이 행정에, 지역사회에 도움되는 일인지 자문하게 된다.

행정공무원은 주민참여를 진정으로 원할까? 해야되는 절차니까 하기는 하지만 번거롭기는 할 것이다.

실제 주민들의 역량강화나 적극적인 정보제공 없이는 주민참여가 행정에 도움되기보다는 업무량만 늘일 것이다. 거기다 참여하는 주민과 그렇지 않은 주민사이에 주민대표성이나 전문성 논란이 생길 여지도 있다.

실제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자치회 등 주민의 참여와 자치 기회들이 주어지는 만큼 주민으로서의 올바른 역할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주민참여예산의 경우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는데 방법상 한계가 있을텐데, 어디까지 참여해야 하는가.

주민자치나 주민총회는 지역의 발전과 민원 해결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정보공유 후 논의를 거쳐 시책에 반영되도록 의견을 개진하고 나아가 주요 정책을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행정과 주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자치위원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 교육은 어떤 식으로, 누가 할 것인가.

정책은 정치적 과정이라 지원의 배분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도록 관심을 갖지 않으면 쉽게 왜곡된다.

분권이 무엇인가?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와 나누고, 광역자치단체의 권한을 기초자치단체와 나누고 기초자치단체의 권한을 주민자치센터로 나누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행정의 권한을 주민과 함께 나누는 일이 소홀히 되어서 안되듯이 주민의 권한도 다양한 주민이 골고루 행사할 수 있도록 조직화되어야 한다. 목소리 큰 주민에게 주민의 권한이 집중되어서는 안된다.

말이 쉽지 현장에서는 참 어려운 일이다. 대다수 주민들의 관심도가 낮기에 그나마 시간 내고 마음 내서 참여하는 사람이 귀하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주민참여와 주민자치에 대해 더 크게 보고, 원칙을 생각하는 느린 걸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개헌이 무산되면서 지방분권은 결정적 전환점을 맞을 기회를 잃었고 이후 지방분권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그나마 퇴보한 분권 흐름 속에서 주민자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커졌고 행정안전부는 ‘주민자치회 시범운영’을 시행하고 있다. 지방분권을 외쳤던 많은 사람들은 현재 지방분권을 이룰 주체로서 국민, 시민, 주민에 관심을 갖고 주민자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주민자치회는 마을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하게 하는 기회로서 중요하다.

형식에 있어 변화라면 동장이 임명하던 주민자치위원을 원하는 주민이 많을 경우 추첨을 거쳐 구청장이 임명하고 주민들이 모여 최종 의결하는 기구로 주민총회를 신설했다. 그리고 주민세 일부를 주민자치회 운영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주민자치회의 위상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주민자치위원이 많아지면 분과별 운영을 하게 되고 내실있는 토론이 가능하다. 실제 주민자치회를 운영하는 지역의 경우 ‘주민자치회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수립 등에 있어 발언 용어나 깊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그만큼 공부하는, 실제 필요한 사업을 만들어내는 주민자치회가 되어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알다시피 현 정부는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비전하에 주민과 함께하는 정부, 다양성이 꽃피는 지역, 새로움이 넘치는 사회의 건설을 목표로 제시했다.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수립해 33개 추진과제를 도출하고 31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정부 입법 형태로 국회에 발의하였다.

행동의 우선권은 언제나 ‘소단위’에게 있는 것이고, ‘소단위’의 힘만으로 처리될 수 없는 사항에 한해서 ‘차상급단위’가 보충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보충성의 원리는 자치분권의 기본이념이다. 그러나 현재 광역자치단체 중심으로 권한이양이 추진되고 있어 ‘보충성의 원리’를 강조하는 기초자치단체는 더 분발할 때이다.

여러모로 어수선한 시국이다. 하지만 마을을 향한 큰마음을 내는 일로 우리들의 삶터를 단단히 다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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