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불나방 애벌레 기승…사람도 가로수도 끙끙
흰불나방 애벌레 기승…사람도 가로수도 끙끙
  • 정은빈
  • 승인 2019.08.11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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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기 8월에 양버즘나무 몸살
걷다 밟고 바람 날려 실내 유입
인체 노출시 피부병·각막염 유발
달서구청 “민원 많은 곳 방제”
양버즘나무
6일 낮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 도로변에 식재된 양버즘나무 한 그루 일부가 말라 있다. 이 일대 가로수는 미국흰불나방 애벌레로 인해 피해를 겪고 있다. (작은 사진) 양버즘나무에서 떨어진 미국흰불나방 애벌레. 정은빈기자


여름철 번식기를 맞은 해충 미국흰불나방(이하 흰불나방) 애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흰불나방의 주요 먹잇감인 양버즘나무는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시와 달서구청에 따르면 대구지역에는 양버즘나무 3만120여 그루가 있다. 전체 가로수 22만3천여 그루 중 13.5%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은행나무(23.3%)와 느티나무(20.9%)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여름철은 양버즘나무가 흰불나방 등 해충의 습격을 받기 쉬운 시기다. 흰불나방 산란기는 연중 5~6월 1차, 8~9월 2차를 맞는다. 유충 출현 시기는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10~11월 초까지 연 3차례로 늘어난 추세다. 번식 속도도 빠르다. 흰불나방 암컷 한 마리는 한 번에 600~700개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버즘나무에서 떨어지는 애벌레로 인한 민원도 여름철마다 잇따른다. 특히 달서구 성서산업단지는 민원이 반복해 발생하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총 7천400여 그루(24.5%)의 양버즘나무이 분포한 달서구지역에서는 해마다 흰불나방 애벌레에 관한 민원 10여 건이 접수된다.

이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보행 중 애벌레가 머리 위로 떨어지거나 바람에 날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유충은 인체 노출 시 피부병이나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한 업체 직원 임모씨는 “최근 회사 직원들이 인도를 지날 때 우산을 쓰고 다닌다. 송충이처럼 생긴 벌레가 머리 위로 떨어지는 일이 잦아서다”라며 “벌레 배설물이 인도에 쌓이기 일수고, 벌레가 바람에 날려 회사 안까지 들어오기도 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나무의 경우 흰불나방 애벌레로 인해 광합성을 못하면 이듬해 고사에 이를 수 있다. 흰불나방 유충이 먹을 수 있는 수종은 활엽수 200여 종에 이르며, 식성이 좋아 1마리당 100~150㎠ 정도 갉아먹는다. 유충에 의한 피해는 2차 번식기 때 더 커지는데, 심한 경우 최소 2~3일에 나무 한 그루 잎을 모두 먹을 수 있다.

달서구청은 매년 5~6월 수간주사로 병충해에 대비하는 한편 민원이 발생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시 방제 작업을 시행한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성서산단 주변에 녹음이 많아 해충도 많이 생기는 것으로 추측된다. 공장이 밀집된 것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병충해로 인한 수목 고사는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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