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적 2분법
조작적 2분법
  • 승인 2019.08.1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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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지방자치연구소장
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지방자치연구소장

지금처럼 온 나라가 2분법에 갇힌 때는 없었다. 편 가르기는 정치하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지만 이제는 친(親)이냐 반(反)이냐 라는 명제가 국민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타의에 의해 국민들은 시나브로 조작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친북을 하는 것은 다 알지만 딱하게도 나 홀로 사랑이다. 별별 추파를 다 보내도 오히려 북은 남을 모멸하는 작태를 보인다.

요즘 들어 자유대한민국 대통령인 문재인 씨의 솔직한 정치철학이 뭘까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집권 후부터의 그의 정치적 행태를 죽 보면서다. 그가 즐겨 쓰는 평화와 보통사람이 인식하는 평화의 풍미가 같지 않음을 느낄 때가 있다. 최근 그는 일본과의 경제 외교마찰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중에 ‘평화경제’라는 이해 어려운 말을 끄집어냈다. “남북 경협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 이 말은 북한과 손잡고 경제부흥을 하자는 말로 들리는데 이를 곧이들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국가경영의 구심점이 되는 안보와 경제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현실성이 전혀 없는 미래·가상적인 말을 그는 왜 하고 있을까. 북은 하루가 멀다않고 미사일을 계속 쏴대고 대통령이 들으라면서 조롱 섞인 말을 하고 있지만 그는 입을 다물고 있다. 우리 모두가 풀어 볼 흥미퍼즐이다. 지금 청와대와 정부, 민주당이 일사불란하게 반일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2분법적 분위기 조작을 위한 그들의 반일 성찬의 말은 이 더위에 우리를 더 뜨겁게 한다. “가마우지 경제를 펠리컨 경제로, 일본이 한국에 친일정권 수립, 소부장(소재부품장비)100+100 프로젝트, 의병, 도쿄올림픽 보이콧, 여행금지구역 확대, 도쿄 방사능 기준치 4배, 제2의 독립운동, 군국주의, 기술무관학교, 죽창가, 광복절에 지소미아(GSOMIA)폐기 통보, 일본 패망론” 등 이분법의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이 회의장에 ‘다시는 지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청와대를 의식하는 아부성 발언을 생산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당이 청와대의 하부 조직인양 느껴진다. 국민의 대표기관임을 아예 망각한 처사다.

정부와 여당이 뒤늦게 반일을 극일이라는 말로 얼버무리고 있지만 그 말이 그 말이다. 나이 든 세대는 일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애써 과거를 잊으려고 한다. 젊은이들의 일본관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아주 다른 것 같다. 대통령의 이순신 배 12척에 힘입어 반일감정을 추스른 첫 주자는 조국 교수다. 법무부장관 후보자인 그는 정치의 단물에 푹 빠졌다. 다른 학자가 낸 책을 “구역질 난다”라고 혹평하고 폴리페서라고 말하는 제자들에게 “태극기부대 같은 극우”라고 공격한다. 서울대 교수직을 유지하기 위해 복직계를 낸 그는 장관이 되면 또 휴직계를 낼 태세다. 앙가주망 논리를 내 세우는 그의 행태가 온당한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도 죽 그래왔지만 문대통령 정부는 곤란한 지경에 처하면 말 바꾸기를 하고 국민들을 호도한다. 문대통령은 그 어느 대통령보다 고집스런 리더십을 갖고 있어 국회가 반대하고 여론이 들끓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청문회가 있든 말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는 조국 교수를 법무부장관으로 앉혔다. 우리는 또 청문회 현장에서 야당의원들의 무기력한 정치행태를 볼 것이다. 야당의원이 조국 교수와 관련하여 청문회를 보이콧 할 수도 있다는 말을 한 것을 보면 국민들의 속도 터진다. 국가지도자가 개인적인 정치성향으로 나라와 국민들을 근심하게 한다면 결코 국민들의 존경을 받지 못한다. 대통령의 인기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대통령의 긍정적인 국가지도력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체제에서 살아온 다수의 국민들이 지금 알게 모르게 체제의 변화를 조금씩 느끼면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공권력 등 각종 수단으로 국민 개인의 생각과 행동을 조작해서는 참 민주주의국가라고 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반일을 매개로한 국민적 단합 조작으로 내년 총선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금모으기’때의 단합을 말하지만 지금 그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호응할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뒤늦게 나온 “일본과의 관계가 감정적이 돼서는 안 된다” 한 그의 말이 이분법을 잠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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