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흔들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한미동맹 흔들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 승인 2019.08.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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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파기한데 대해 한·일 관계를 떠나 한미동맹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것도 청와대가 국민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파기가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그 말도 설득력 있게 들리지는 않는다. 지소미아 파기를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청와대는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사전에 “미국에 이해를 구했고, 미국이 이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즉각 “한국 정부는 한 번도 우리 이해를 얻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국제 외교 관계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거짓말(lie)’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한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청와대는 발표 하루 만에 “미국과 소통했다”고 말을 바꾸었지만 국민을 속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미국과 ‘소통’했다는 말이나 “지소미아 파기가 종국적으로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청와대의 말도 곧이들리지는 않는다. 미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에 강한 우려와 실망’이라 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한국의 결정에 실망’이라고 말했다. ‘실망’이라는 말도 외교가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강경 표현이다. 미 국무부 논평은 ‘동북아 안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오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지소미아 파기가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된다면 미 국무부나 국방부가 이런 표현을 사용했을 리가 없다. 우선 미국부터 이 조치로 한미동맹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왔다. 국내외 외교 전문가들도 이 조치가 동북아 평화질서를 유지해온 한미일 삼각 안보체제에서 사실상 한국이 탈퇴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국익보다는 국내정치를 우선해 일본 때리기로 정치적 이득을 노린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상식으로 판단해도 지소미아 파기가 감정적 대응이라는 것 외에 한국의 국익에 무슨 보탬이 되겠는가. 한미일 삼각 안보체제에서 탈퇴하는 것이 어떻게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겠는가. 한미동맹의 약화는 불을 보듯 훤하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는 평소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왔다. 이번 조치가 그런 의도의 일환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지소미아 파기가 11월 말 발효되기 전에 정부가 이성을 찾아 현명히 대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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