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마다 카페와 손 잡고
컵홀더·포토카드 굿즈 제공
팬들은 아이돌 이름 알리고
업주 홍보 도움돼 ‘일석이조’
수도권에서 자리잡은 아이돌 가수 생일 축하 문화가 대구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1일 오전 방문한 대구 북구 칠성동의 한 개인 카페에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의 사진이 들어간 컵홀더들이 놓여 있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팬클럽 아미(ARMY)가 카페와 협력해 진행하는 이벤트 때문.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는 손님들은 정국의 사진이 인쇄된 컵홀더와 인화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컵홀더와 달리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사진은 이벤트 첫 날인 지난달 30일 전량 소진됐다. 한정 사진이 팬들의 예상보다 빨리 소진된 탓에 뒤늦게 카페를 찾은 팬들은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카페를 방문한 아미 박모(여·27·대구 북구 관음동)씨는 “일부러 생일 당일에 카페를 찾았는데 사진을 받지 못해 아쉽다”며 “대구에서도 아이돌 생일 축하 이벤트를 진행하는 카페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성구 지산동의 K카페에서도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벤트의 주인공은 올해로 9주년을 맞은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들. 1인당 한 잔의 음료를 주문하면 생일을 맞은 멤버들의 사진이 들어간 컵홀더와 포토카드, 미니 깃발 등 각종 굿즈들을 받을 수 있었다. 카페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영업을 개시한 해당 카페는 홍보 방식을 고심하던 중 인피니트 팬클럽의 제안으로 인피니트 9주년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를 시작으로 대구지역 아이돌 가수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카페는 NCT, 프로듀스X101, 세븐틴 등 아이돌 가수 생일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한 가수의 이벤트 때 오픈 시간 전부터 팬들이 20m가량 줄을 늘어서기도 했다.
팬들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팬들의 요구를 최대한 맞춰주는 점주 덕에 K카페에는 생일 이벤트 진행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좋아하는 가수를 홍보하기 위한 팬심과 가게 홍보가 필요한 카페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이벤트들은 계속될 전망이다.
K카페 관계자는 “이벤트가 열리면 ‘대구에서도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카페가 있었나’면서 신기해하는 손님들이 많다. 일 매출이 많게는 평소 대비 4배까지 늘어나기도 한다”며 “아이돌 팬 뿐만 아니라 일반 손님들 사이에서도 호평이 많아 제안이 들어오는 한 이벤트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