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미술 궤적 따라 현대미술상 반추
전통미술 궤적 따라 현대미술상 반추
  • 황인옥
  • 승인 2019.09.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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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길 프로젝트 3부 ‘과거로의 문화예술여행’展
선사시대 벽화·현대 자수 등
‘고대~현대’ 시간순 작품 구성
합주·현대무용 콜라보 공연도
 
 
이영미 작 ‘모란’, 방나교 작 ‘system(界)’, 故 박남희 작 ‘울산 반구대 판타지'

 


국내에서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을 동등한 위치에 놓을 수 있을까? 전통이라면 고루하다는 편견부터 들이대는 세태가 엄중히 존재하는 탓이다. 하지만 “전통미술 없는 현대미술가 가능한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고개가 갸웃해진다. 정체성으로 대변되는 뿌리의 밑바닥에 전통이 자리하기 때문. (재)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열리고 있는 2019년 범어길 프로젝트 3부 ‘과거로의 문화예술여행(부제 : 시간 속을 거닐다)’전은 ‘전통미술이 현대인에게 어떤 위치인지’에 대한 질문과도 같은 전시다. 과거의 전통 문화예술의 맥락에서 현대 미술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현대 미술의 중요한 과제인 대중과의 소통과 인간성 회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 작가와 기획자를 겸하고 있는 방나교가 “동·서양의 선사시대로 시작해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의 흐름을 호흡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전시 방향성을 설명했다.

전시는 스페이스1에서 스페이스5까지의 공간에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간의 흐름순으로 프로그램을 구현했다. 스페이스1에서는 알타미라 동굴과 반구대암각화 벽화와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 시대의 문화상 등을 걸개그림으로 표현하고, 울산 반구대암각화 이미지를 활용한 故 박남희 작가의 디지털 프린팅 작품과 교육영상 자료를 전시했다. 스페이스2에는 반구대 조형물에 관람객의 소망을 담아 꿈의 반구대를 완성하는 시민참여 이벤트 코너를 운영하고, 이 공간에서는 전시 기간 동안 신화와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스토리텔링 교육프로그램이 매주 토, 일에 진행한다.

그리고 스페이스3~4에서는 전통 민화와 동·서양 자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영미, 김숙정 작가의 회화작품과 전통섬유공예 명장인 고금화 작가의 전통보자기를 규방소품인 골무, 매듭단추 등의 오브제를 더한 설치 작품들이 소개된다. 여기에 민화채색 체험, 동·서양자수 체험을 병행할 수 있는 교육 체험도 진행된다. 스페이스5에는 독일-한국 간의 시공간을 교차해 양국 사람들의 대화와 영상으로 작업한 김미련 작가의 영상작품이 전시된다. 독일과 한국 사이를 이동하는 비행기와 택시 안에서 이루어진 대화 사운드와 촬영된 영상을 교차 편집해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와 함께 공연도 곁들여진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김서준과 피아니스트 정승원의 합주를 기반으로 현대무용가 이재진의 독무가 9월 21일과 10월 12일5시에 펼쳐진다.

방 기획자가 “멀리는 선사시대인들의 벽화부터 가깝게는 현대 민화 작가들의 민화 작품과 자수 작품까지 전통미술로 전시를 꾸린 의도는 명확하다”고 했다. 그가 “현대인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매개로서의 전통미술”을 언급했다. “과거의 인연 속에서 오늘의 우리가 생겨났다고 볼 때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전통미술의 우수성을 되돌아보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자존감 회복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의 영광을 기억한다면 우리 스스로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될 거니까요.” 전시에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많은 분량으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직접 전통미술의 아름다움을 경험해보고 느껴보라는 것.

이번 전시에 보내는 시민들의 관심은 높다고 했다. 기자가 전시장을 찾은 날에도 전시장을 둘러보고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한 발걸음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현재 시민참여프로그램에는 신청자가 당초 예상을 초과해 인원제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방 기획자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젊은 시절 접했던 자수나 민화를 다시 보게 되어 반갑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고, 젊은 층은 처음보는 전통미술이 신비롭다며 즐거워한다”며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053-430-1267~8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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