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였었나.
분명
나는 여기 이 자리에 이렇게 있었다.
저마다 바쁘게 움직였고
아주 가끔씩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고 손 흔들어주는 이도 있었다.
저기 저 골목으로 들어서면
인심 좋은 할머니 한 분 계셔
가끔씩 알사탕도 건네주셨지
그때도 하늘은 저리 푸르고
뭉게구름 두둥실 나를 태워주었지
건너편 자전거 수리하시던 할아버지
아직도 그곳에 계실까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 신발 가게
그 곳에 예쁜 꽃신 있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오고가는 수많은 인파속에
그들이 이방인일까
내가 낯선 사람일까
나는 오늘도
긴 대열 따라가고 있다
◇靑蘭 왕영분= 월간문학세계 시 부분 신인상(03),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화문인협회 회원, 다산문학 대상, 한국미소문학 대상, 개인시집 : 참나리 사계를 살다, 햇살 한줌의 행복, 속삭임.
<해설> 가끔 내가 누구인가 물을 때가 있다. 분명 함께한다고 생각 되는데 남들은 다 앞서가는 것 같고, 그들보다 열심히 뛰는 나는 뒤쳐져 있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렇듯 나는 세상 속에 한 점으로 휩쓸리며 살고 있는 것이다 좋든 싫든….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