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노리는 또 다른 나 ... 1인 2역 영화 ‘제미니 맨’ 개봉
나를 노리는 또 다른 나 ... 1인 2역 영화 ‘제미니 맨’ 개봉
  • 승인 2019.10.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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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 출연 영화, 북미보다 앞선 9일 오픈
영화 ‘제미니 맨’.
나를 추격하며 죽이려고 하는 자가 28년 전 내 모습이며, 더구나 나와 유전자가 99.9% 똑같다면?

‘브로크백 마운틴’(2005), ‘색, 계’(2007), ‘라이프 오브 파이’(2012) 등으로 잘 알려진 리안(李安) 감독이 연출하고 윌 스미스가 1인 2역을 맡은 영화 ‘제미니 맨’은 이런 설정에서 출발한다.

2㎞ 지점에서도 시속 238㎞로 달리는 기차 안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일 수 있는 최강 사격 실력의 요원 헨리(윌 스미스 분)는 은퇴를 앞뒀다. 은퇴 직전 수행한 임무 때문에 그는 목숨의 위협을 받기 시작한다. 헨리는 자기 목숨을 노리며 쫓는 요원이 자신과 완벽하게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헨리의 DNA를 추출해 탄생한 복제인간 주니어(윌 스미스)였다. 헨리는 자신과 똑같은 존재와 맞서 싸우며 이제 막 동료가 된 대니(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그리고 오랜 동료 배런(베네딕트 웡)과 함께 복제 인간들을 만드는 ‘제미니 프로젝트’를 파괴하려 한다.

영화는 제목이자 극 중에서 복제인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단체 이름이기도 한 ‘제미니’(Gemini, 쌍둥이)에서 예상할 만한 줄거리를 따라간다. 내용만 보면 새롭다 할 것이 없다. 아울러 복제 인간을 다루지만 복제 대상, 그것도 최강 요원인 인간을 어떻게 완벽하게 재현했는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설명은 생략됐다.

대신 일종의 도플갱어가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데서 오는 상황을 드라마와 화려한 액션으로 풀어낸다. 자기 전성기 모습을 한 사람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점에서 오는 혼란, 그리고 그에서 밀려드는 회한과 후회, 안타까움에 집중한다.

작품은 거울과 유령이라는 직접적인 은유를 제시한다. 거울을 보지 못하는 헨리에게 주니어는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모습처럼 비친다. 그리고 주니어와의 대면을 “유령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주니어에게 헨리 역시 마찬가지다.

나아가 헨리는 주니어를 통해 자기 삶을 돌아본다. 젊은 시절 평범하게 살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헨리는 그런 삶을 주니어가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니어를 아들처럼 생각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윌 스미스의 매력과 능력에 많은 부분을 의지한 영화이기도 하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윌 스미스는 청년과 중년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배 나온 은퇴 직전 요원인 헨리와 컴퓨터 그래픽(CG)을 이용해 젊어진 주니어가 대비하는 모습은 윌 스미스의 30년 연기 인생에 바치는 일종의 헌사 같기도 하다. 윌 스미스 역시 “지난 30년간의 연기 생활이 없었다면 캐릭터를 소화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초당 120프레임의 HFR(High Frame Rate) 3D 기술로 촬영한 액션 장면이 압권이다. ‘아바타’(2009) 등을 담당한 웨타 디지털이 시각 특수 효과 작업과 디지털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면서 색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똑 닮은 두 사람이 펼치는 오토바이 추격 장면은 단연 하이라이트다. 격렬한 액션 장면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지의 화려한 로케이션이 맞물리면서 관객 몰입도는 높아진다. 그러나 액션 장면과 드라마가 잘 섞여들지 못한 듯한 점은 아쉽다.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에 참여했다.

국내 개봉은 북미보다 이틀 앞선 오는 9일. 12세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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