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드'위태로운 삶 속 엉뚱한 도전기
'디어 마이 프렌드'위태로운 삶 속 엉뚱한 도전기
  • 배수경
  • 승인 2019.10.10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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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염려증 환자 ‘캘빈’이 만난
유쾌 발랄 시한부 소녀 ‘스카이’
물건 훔치기·감옥서 하룻밤…
색다른 ‘다이 리스트’ 실천 속
두 청춘이 전하는 삶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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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는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을 말한다.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노인이 마음 속에 두었던 각자의 소망을 함께 실행에 옮기는 영화 ‘버킷리스트: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2007) 이후 유행처럼 번진 버킷리스트 쓰기는 이제는 죽음과는 상관없이 ‘언젠가는 꼭 해보고 말거야’라는 소망과 다짐의 목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에는 좀 더 절박한 느낌을 담은 ‘투 다이 리스트(To Die List)’이다. 9일 개봉한 영화 ‘디어 마이 프렌드’는 남들과 똑같은 버킷리스트 대신 자신만의 ‘다이 리스트’를 만들고 하나씩 실행에 옮기는 시한부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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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에이사 버터필드)은 건강염려증 환자다. 알람이 울리면 체온과 맥박을 체크하고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사소한 변화도 일기장에 기록을 한다. 매순간 죽음을 느끼고 불안해하느라 살아있음의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 그의 앞에 암으로 시한부를 선고 받은 스카이(메이지 윌리엄스)가 나타난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그녀는 우울하고 슬퍼보이기 보다는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그녀는 뻔한 버킷리스트 따위는 싫다며 자신만의 ‘다이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실천해나간다. 얼떨결에 그녀의 다이 리스트를 함께 할 친구로 선택된 캘빈. ‘가게 물건 훔쳐서 달아나기’, ‘감옥에서 하룻밤 보내기’, ‘알바 구하기’, ‘흔적 남기기’ 등 그녀의 다이 리스트는 예측불가, 엉뚱하기만 하다.

두 사람의 좌충우돌은 ‘나우 이즈 굿’(2012), ‘안녕, 헤이즐’(2014) 등 그간 시한부 청춘들을 담은 영화와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전개를 보여준다. 스카이의 ‘다이 리스트’는 ‘나우 이즈 굿’ 속 테사(다코타 패닝)의 위시 리스트, ‘법 어겨보기’(Break the Law)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닮아있기는 하다.

영화는 처음부터 결말이 정해져 있지만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예측가능한 뻔한 이야기로 채워가지는 않는다.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는 오히려 유쾌 발랄 쪽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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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교에게 축복받기, 고전책 읽기, 마지막 옷 고르기, 나에게 어울리는 관 선택하기,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기... 등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스카이의 ‘다이 리스트’는 엉뚱함을 벗어나 점점 현실성을 더해간다. 그 속에는 그동안 의연해보였던 스카이의 두려움과 가족과 캘빈에 대한 애정과 염려가 담겨있다. 스카이의 엉뚱한 ‘다이 리스트’와 캘빈의 건강 염려증은 살고 싶다는 강한 메시지를 다르게 표현한 듯 보여 짠하다.

’디어 마이 프렌드’에서는 ‘왕좌의 게임’의 전사 아리아 스타크 역의 메이지 윌리엄스가 엉뚱발랄 10대소녀로 변신을 해 눈길을 끈다. 가을 하늘을 닮은 파란 눈의 에이사 버터필드도 매력적이다. 경찰 역의 켄 정은 스카이의 다이 리스트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주는 조력자로서 감초역할을 담당한다.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영화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무시할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당연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아갈 때가 많다. 특히 나이가 많지 않다면 더더욱 죽음이란 나와는 먼 이야기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10대 소녀 스카이를 통해 캘빈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삶의 소중함을 깨우쳐준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나만의 ‘버킷 리스트’, 혹은 ‘다이 리스트’를 한번 써보는 것도 좋겠다.

배수경기자 micba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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