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
가시연꽃
  • 승인 2019.10.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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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구워 먹은 늪

배가 불러와도 물안개 토해낼

물 바깥은 캄캄하다

몸 안에 쟁여놓은 향기를

물 위에 띄우는 뾰족한 시간

예리하라, 과감하라, 때론 완고하라!

새로 깐 방석을 뚫고 솟아오르는

깨우침의 얼굴은 청순하다, 그때

찢어 먹다가 만 보리 식빵 같은 나도

물의 마음보다 더 넓어져서

둥근 연잎 위에 얹혀 사뿐사뿐

깜부기 꽃이 되고 있었다.

발효의 시간 가만가만 쓸어주면서

진창 가시 하나하나 뽑아내면서

물거울에 비친 나와

다소곳이 화해하고 싶어졌다.

바람에 떠밀리는 물풀들

흔들리는 보리밭 같은 우포늪

난데없는 출렁임에도

우뚝하다 가시연꽃

◇문근영(文近榮)= 1963년 대구출생, 효성여자대학교 졸업, 열린시학 신인작품상(15), 눈높이 아동문학상에 동시 ‘눈꺼풀’ 외 15편당선(16),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나무’ 당선(17), 서울문화재단 창작 지원금 수혜(18),신춘문예 당선자 시인 선 당선, 금샘 문학상 당선.

<해설> 청신한 시어로 발효시간 다녀간 언어들의 주춧돌이 산뜻하다. 창녕 우포늪 가시연꽃의 그 함초롬한 자줏빛 꽃의 향연이 으뜸이다. 자욱한 물안개 사이로 솟나는 가시연꽃 청초하면서 우뚝하다. 누가 그를 연꽃의 백미라 하지 않을 것인가. -제왕국(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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