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닭다리…배달거지에 ‘부글부글’
사라진 닭다리…배달거지에 ‘부글부글’
  • 강나리
  • 승인 2019.11.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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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관련 고발 이어져
일부 배달원 ‘절도 팁’ 공유
업주 “배달원 직접 고용보다
대행 업체 사용…관리 한계”
‘배달 안심 스티커’ 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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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배달 안심 스티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일부 배달원이 몰래 빼 먹는 ‘배달 사고’를 고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도넛 7개를 배달시켰는데 배달 기사가 중간에 빼 먹어 4개만 도착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가게에서는 주문한 양을 다 넣었는데 중간에 배달원이 빼 먹은 것 같다는 취지의 글이다. 작성자는 결국 가게에서 다른 배달원을 통해 새로 도넛을 보내주기로 하면서 이번 일이 일단락됐다고 썼다.

일부 배달원들이 티 안나게 음식을 빼 먹는 ‘팁’을 올린 게시글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자신을 배달원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고객 음식을 중간에 빼 먹지 않고 미리 준비한 보온통에 담아둔 뒤 퇴근 후 집에서 먹는다’는 내용의 글을 자랑하듯 올렸다. 심지어 배달 음식 절도 난이도를 상·중·하로 나눠 ‘난이도에 따라 천천히 시작하라’는 식의 팁까지 공유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 쇼핑몰에선 배달 피해 방지를 위한 ‘배달 안심 스티커’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배달 음식 포장을 열면 스티커가 찢어지도록 만들어 음식이 없어졌는지 등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봉인’ 개념이다.

배달 업계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외식 업체도 소비자 안심 마케팅을 위한 자구책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업주가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대행 업체를 쓰는 경우가 많아 관리에 한계가 있다. 대구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임모(41)씨는 “포장 단계에선 실수가 전혀 없었는데도 닭다리가 하나 빠졌다거나, 순살 치킨 양이 너무 적다고 항의하시는 손님들이 꽤 있다. 그렇다고 증거도 없이 배달원들을 탓해도 가게 영업에 지장이 생긴다”며 “안심 스티커를 사용해볼까 고민 중이지만, 스티커를 사는 비용도 장사하는 입장에선 무시 못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 사고 후기가 잇따르면서 배달 음식을 몰래 빼 먹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배달 거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배달 음식 관련 상담 건수는 143건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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