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행복하지 못하는가?
당신은 왜 행복하지 못하는가?
  • 승인 2019.11.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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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박사학위까지 받고 심리상담을 하는 분을 알고 있다. 주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이신 분들을 상대한다. 홍희는 학생 때는 공부나 성적이, 어른이 되어서는 경제적 상황이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에게는 공부,공부 얘기를 하고 어른들은 돈,돈 거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를 둘러싼 외부적인 상황으로 나의 심리는 매우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런 경우 심리상담이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들 때가 있었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와 비슷한 이야기이다. 심리적으로 긍정적이 되고 자신감을 가지고 해 나가다보면 주변요인도 개선이 된다는 이야기다.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일체유심조’라는 말처럼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 아무리 힘들어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를 하나라도 찾고 노력하다보면 좋은 일이 자꾸 생길 것이다. ‘그렇다’에 한 표를 던진다.

홍희와 달리 남편은 긍정의 힘을 믿지 않는다. 자신의 휴대폰 프로필 문구에는 버젓이 ‘긍정의 힘’을 달아놓았다. 마음 한 편에는 긍정의 힘을 믿기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19년을 살아온 홍희로서는 남편에게 그런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신혼 초에는 싼 전셋집에 결혼 전부터 끌던 낡은 승합차를 갖고 있었고, 입사 1년차라 급여도 많지 않아 경제적으로 쪼달렸다. 그래서 남편의 조급함과 짜증이 이해되었다. 나이가 30대 후반이 되어 시작한 직장생활과 결혼이 또래들에 비해 처져있다는 마음이 들어서 빨리 비슷한 상황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더 빨리 직장생활에 힘들어 할 동안 자신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느라 더 자신에게 몰두하지 않았을까. 비록 그 결과가 좋지는 않다하더라도 경제적으로 궁핍했지만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했다고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는 않았을까. 그렇게 남편을 위로하였다.

나이가 많아도 아이는 금방 임신이 되었고 아들을 낳았다. 남편은 아이가 생김으로서 들어가는 양육비가 만만치가 않아 저축을 많이 할 수 없어 빈 통장을 불안해했다. 정년이 보장된 직장이라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나중에 연금도 받을 수 있어 최소한의 생활은 보장되기에 걱정을 접어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도 늘 통장잔고를 매일 찍어보고 잔액을 확인하고 불안해했다.

짜증과 불안과 조급함으로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을 힘들게 하였고,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남편의 통장잔액은 늘어났고, 차도 바뀌었다. 집도 새 집으로 바뀌었다. 이제는 남편도 행복하겠지 했지만 이사 후 1개월 지나서 윗집에 5세 여자아이와 부모가 이사 오면서 남편의 짜증은 또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간간히 쿵쿵 거리는 층간소음 때문이다. 결국 윗집이 이사 가고 남편의 짜증은 줄었다. 이젠 정말이지 편안하게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생활하는데 남편은 늘 짜증거리를 찾았다. 홍희의 집안일, 돈, 아이들의 어질러진 방, 말투, 그리고 시집 형제들과의 문제. 그는 문제없는 날이 없었다.

상황이 바뀌면 남편이 바뀌어 지리라 견디며 19년을 살았지만 남편은 아직 행복을 모른다. 순간순간 행복해하지만 많은 날들이 짜증과 화와 불만으로 가득 찼다.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순간은 저 멀리 달아난다. 어느 정도 충족한 상황에 만족하고 행복한 이유를 발견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좀 더 노력한다면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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