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생들의 지역기업 견학
지역 대학생들의 지역기업 견학
  • 승인 2019.11.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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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광
대구경북소비자연맹 정책실장
경제학 박사
1960~70년 대구경북은 국가 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대구는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제일모직, 제일합섬, 코오롱, 갑을방직, 동국방직 등 국내 최대 섬유 생산지로서 산업화 시대를 주도했으며, 경북은 구미국가산업단지와 포항철강산업단지를 삼성, 금성(LG), 대우, 포항제철, 태광전자, 오리온전기 등 전자·반도체 및 철강산업 중심의 새로운 산업도시로 개발함으로써 수출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대구시의 총생산(GRDP)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경상북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 감소세이다. 2002년 ㈜LG필립스의 파주 이전, 2007년 삼성 및 LG전자의 수원 및 평택, 베트남 이전으로 지역 대기업의 수도권 및 해외 투자 증가에 따른 역외 유출 심화로 구미와 포항의 산업도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지역내생산과 수출 그리고 일자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성장 시대에 고착화된 수도권 경제 집중 현상이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크게 위축시키고 지역의 내발적 발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억압하고 있다. 수도권 경제 집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중앙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여 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의 청년을 수도권으로 끌어당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역의 청년 유출은 지역의 내발적 발전에 가장 중요한 조건인 혁신 인재의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지역발전은 청년 인구의 지역 정체성 정립과 애향심 및 자부심 고취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지역청년의 주축을 이루는 지역대학생들에게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여 애향심과 자부심을 고취하여 지역 사회에 안착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지역의 미래성장 동력산업의 육성을 위한 지역혁신 인재를 양성하는데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3월부터 지역대학에「지역학 교양강좌: 대구경북의 이해」교과목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 봄 학기부터는 경북대학교와 계명대학교에 이어 가을 학기에는 대구권으로 확대하여 영남대학교와 대구대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지역학 교양강좌는 한 학기에 두 차례에 걸쳐 지역탐방을 한다. 지난 10월 12일에 가졌던 1차 탐방은 선비의 고장인 경북 안동권에 있는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과 석주 이상룡 선생의 고택인 임청각 그리고 안동 민속박물관을 방문하여 민족의 자주독립을 지켜온 독립운동가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11월 9일에는 2차 지역탐방지로 성서5차산업단지내에 있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인 삼보모터스(주)를 우수 기업으로 선정하여 견학했다. 삼보모터스 그룹은 국내 7개 법인, 해외 6개 법인, 해외 4개 지사 등 총 17개 사업장과 2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재하 회장의 경영철학은 퇴계 선생의 ‘경(敬)’ 사상의 ‘주일무적(主一無適)’ 즉,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해서 흐트러짐이 없게 하는 것이며, 2018년 대구상공회의소 제23대 회장에 취임한 후 현재까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 봉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고양이가 쥐를 무는 것이 도전이 아니라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것이 도전이며, 무모한 도전을 통해 시행착오를 거쳐 성숙한다”면서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일찍이 슘페터(J. A. Schumpeter)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내부로부터 옛것을 쇄신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창업 기업가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슘페터가 제시하는 새로운 조합의 창출 과정에서 주변의 사업 환경은 구매를 꺼린다든가, 자금 조달에 협조를 안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저항을 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가에게 있어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새로운 발명을 한다든지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각종 저항을 극복하고 사업을 추진하여 해야 할 일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대구시는 그동안 청년인재 양성 및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 그리고 지역산업의 지속적 구조 재편과 동시에 지역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지자체, 산업계, 대학 간 연계협력을 강화하고, 대경혁신인재양성 프로젝트(HuStar) 등 전국 최초로 지방정부가 주도하여 고등교육을 개선하고 산·학·연·관이 공동협력하는 혁신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이번 삼보모터스 견학은 지역발전을 위해 지자체, 산업계, 지역대학의 새로운 상생협력 모델을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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