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 다독여야 하지
한입 베어 물었을 때
흐르는 즙 혀끝으로
섣불리 뗐다간 피 보게 된다구!
입술조차 쑥 밀어 넣을 땐
그대로 입 꾹 다물고 있으면 돼
우물거리면 절대 안 되는 거지
지그시 혀끝으로 누르다보면
목구멍이 꿈틀댈 거야
온 몸에 붉은 수액이 돌고
높은 하늘로 오르고 올라
눈앞에 별이 아른거리는 그때
토마토 꼭지가 왜. 초록별을 닮았는지
우린 점차 알게 되는 거지
이런 키스 당신에게 보낼 때
등 뒤에 거울을 둔다면
당신이 달아나려는 자세가 보일 거야
두 손 털고 거울을 나서는 순간,
초록별의 위치가 바뀌지
벌써 한 뼘쯤 북극성에
가 닿은 당신
바로 입 떼면 그건
배신이 되는 거야
◇이복희= 문학시대 신인상, 한국본격수필가협회 회원, 에세이문예 회원, 구상예술제 금상, 시공간 회원, 낙동강세계평화문학상, 선주문학상 수상, 구미사우회 회원.
<해설> 일상의 체험도 한 편의 성시로 둔갑하는 시인의 언어유희, 누구나 쉽게 접하는 토마토를 먹으면서도 시인의 창작정신은 발동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편의 시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 꾸준한 시작활동을 통해야만 좋은 시 한 편 얻을 수 있기에 시인은 시작(詩作)을 멈추지 않는다. -정광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