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탕진하는 사이버도박
청춘을 탕진하는 사이버도박
  • 강나리
  • 승인 2019.11.25 21: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올들어 376명 검거
작년 동기比 3배 이상↑
연령대도 점점 낮아져
20~30대가 전체 65.5%
대구에 사는 20대 A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장난삼아 사이버도박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스포츠 경기 결과에 돈을 거는 도박을 시작으로 3학년 때는 ‘사다리’, ‘달팽이’로 불리는 실시간 도박 게임에도 손을 댔다. 짧으면 1분, 길면 5분이면 한 판이 끝나니 빠른 시간에 여러 번 할 수 있어 더 빠져들었다. 용돈으로 한두 번 하던 수준을 넘어 점점 베팅 액수가 커지면서 A씨는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했다. 고교 졸업 후 군 입대 전까지 ‘바카라’, ‘룰렛’ 등 모든 종류의 사이버도박에 손을 댄 A씨는 결국 3년 동안 5천여만 원을 탕진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대구지역 사이버도박 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대구에서 사이버도박 사범 376명이 검거돼 지난해 같은 기간(114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발생 건수로 보면 지난해 전체 96건이던 것이 올해 1~10월에만 32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사이버도박 유형은 포커·고스톱·카지노 등 전통적인 도박, 스포츠토토, 경마·경륜·경정 등 불법 중계, 홀짝이나 사다리처럼 단순한 놀이 등이다.

도박에 빠져드는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단속된 도박 행위자 중 20대 이하는 45명이었지만 올해는 108명으로 늘었다. 단속 연령별 현황을 보면 20대가 101명, 30대가 145명으로 전체의 65.5%를 차지했다.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이트를 제공하는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다. 운영자들은 중국·동남아 등 해외를 근거지로 체류하며 사이트명을 수시로 바꾸고 입출금용 대포통장도 1~2개월마다 수십 개씩 바꾸면서 범행한다.

대구경찰청은 사이버도박 근절을 위해 올해부터 사이버도박 전담수사팀을 신설해 연중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해외에서 범행 중인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대포통장 명의자 검거, 도박 사이트 운영 범죄수익금 추적 등 전방위로 단속을 강화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도박 사이트는 프로그램 조작으로 이용자의 승률을 최대한 낮춰 운영자만 이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되는 것이 기본이다. 적발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조폭인 경우가 상당수여서 조직의 자금원이 되는 등 각종 폐해가 있다”며 “사이버도박 피해 예방을 위해 시민들의 주의와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