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동구 ‘박주영축구장 확장’ 갈등
대구시-동구 ‘박주영축구장 확장’ 갈등
  • 석지윤
  • 승인 2019.11.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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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율하체육공원 정비 추진
육상 트랙 철거…인조잔디 확대
축구장 대관료 수입 증가 예상
市 “국제 육상대회 유치 의향
트랙 더 줄어들면 개최 어려워”
축구協·육상연맹도 갈등 가세
대구 박주영축구장 정비사업을 두고 대구시와 동구청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와 구의 대립에 대구 축구협회와 육상연맹까지 가세해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동구청은 지난 6월 9억원(국비 2억7천만원, 시비 3억원, 구비 3억3천만원)을 들여 대구 동구 율하동의 율하체육공원 정비사업을 추진했다. 구청은 사업을 통해 내년 3월까지 체육공원 내 육상트랙을 철거한 후 기존 8천㎡에 달하는 인조잔디를 1만2천㎡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확대된 인조잔디에는 기존 1면의 축구장이 2면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구청은 나날이 증가하는 축구장 확대 요구와 대관 어려움에 따른 구민들의 불만이 지속되자 체육공원 정비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축구장은 평일 오후 3시~6시 대구FC U-15 팀인 율원중에 고정으로 예약된 상태다. 때문에 유소년·청소년 축구 강습 프로그램이나 대회 개최에 어려움이 따랐다. 사업 후 축구장이 2면으로 확대될 경우 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대관과 강습 진행이 가능해져 청소년 축구대회, 직장인 축구대회 등 각종 대회 개최뿐 아니라 축구저변 확대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축구장 확장 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관료 수입도 사업 유인으로 작용했다. 동구청에 따르면 율하체육공원 대관 수입은 매년 8천만 원에 달한다. 이 중 구청에 배분되는 몫은 3천만 원 가량. 나머지 금액은 체육공원을 위탁 운영하는 대구 동구체육회 몫으로 공원 유지보수관리비, 체육회 운영비 등으로 쓰인다. 구청은 축구장 확대로 대관이 기존보다 용이해질 경우 대관 수입도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축구계는 축구장 확대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박동선 대구시 축구협회 부회장은 “동구 내 축구장 부족 문제로 많은 생활체육인들이 타 지자체, 심지어 경북, 경남까지 가서 운동을 하는 실정이다”며 “지역 구단 대구FC의 인기도 나날이 증대되는 가운데 축구 인프라 확대는 축구인 뿐 아니라 대구 시민 전체에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육공원 정비사업은 시와 육상계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대구시는 2024년 국제 마스터즈 육상대회 개최를 위해 내년 초 개최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회 개최를 위해선 최소 3개 이상의 국제규격 육상트랙이 필요하다. 현재 대구 내 국제규격을 충족하는 트랙은 대구스타디움,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 율하체육공원, 달성종합스포츠파크 등 4개소. 하지만 시는 달성종합스포츠파크가 달성군 현풍에 위치해 나머지 3곳과 동떨어진 탓에 율하체육공원의 트랙 철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시민운동장이 축구전용구장으로 바뀌면서 육상인프라가 더 부족해진 상황에 트랙이 더 줄어들게 되면 국제대회 유치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난색을 표했다.

육상계도 동구청의 움직임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대구시 육상연맹은 앞서 지난 1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구청을 방문해 율하체육공원 정비사업 재고를 요구했다. 육상연맹은 동구청이 사업을 밀어붙일 경우 구청 청사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호 대구시 육상연맹 부회장은 “대구 내 축구장은 가득하지만 육상트랙은 한 손에 꼽는다”며 “육상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시기에 오히려 있는 인프라도 없애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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