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힘이 세다
예술은 힘이 세다
  • 승인 2019.11.2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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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아이들이 예술을 만나는 행위는 축복과도 같다. 아이들은 자신을 그리고, 연주하며, 노래하면서 자신을 더 아름답게 가꾸어 나간다. 나는 그러한 아이들의 모습을 정말 많이 만났고, 그 증거를 실제로 꽤 많이 경험해 왔다. 예술은 힘이 세서, 특히 어린 친구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친다. 예술의 가치에 대한 동의는 정말 다행하게도, 각종 주입식의 사교육이 난무하는 지금의 교육 세태에서도 유효하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자녀에게 바이올린이나 플룻 따위를 들려본 경험이, 미술학원에서 수채화를 그리게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예술교육에 대한 연구는 무수히 많이 이루어져왔다.

어린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예술은 정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다. 한 연구에서는 중학교에서 미술교과를 인성교육과 연계하여 수업을 할 때, 학생의 인성이 더욱 발달한다는 결론을 얻기도 하였으며, 음악치료를 거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아동의 경우 행동조절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사례연구도 있다. 이 외에 무수한 연구에서도 예술교육은 학생의 인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예술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의 지적 성장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업무를 하거나, 내용의 정리 등에 있어서 그림, 도식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기억과 같은 지적 작용에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좋은 예다. 어떤 연구는 국악교육이 학생의 지적 능력(IQ)과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문제해결 능력, 일반적 인지 능력, 개념 이해도, 수학적 지능 역시 예술교육과 직결되어 있다.

사실 예술교육은 다른 교과와의 융합에 있어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STEM교육을 생각해 보자. STEM교육은 사실상 미국의 수학 및 과학 교사의 기근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하면 근무가 계속 보장되지 않고, 급여가 높지 않는 등 실상 교사의 처우 자체가 그리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미국에서 수학, 과학을 잘 하는 사람이 굳이 교사직에 지원하지 않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교과의 전공자가 수학과 과학을 함께 가르칠 수 있도록 교과 교사에 대한 인식을 전환한 것이 바로 STEM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참으로 정책적인 이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는 융합적인 인재를 배양하자는 교육적 합의에 도달하는 계기가 되어 준 셈이다.

STEM교육은 Science(과학), technology(기술), Engineering(공학), Mathmatics(수학)의 첫 글자를 따와서 만든 것인데,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A, Art(인문, 예술)와 결합되어 지금의 STEAM교육이 완성되었다. 융합인재교육으로 일컬어지는 STEAM교육은 학생들의 융복합적 사고력을 신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더 깊이 있는 탐구를 하게 되고, 교과를 넘어서서 살아있는 지식을 배워나간다. 이는 역량이 강화되는 미래사회엔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미 교사 연구회, 일선학교, 교육청 등의 크고 작은 단위에서 융합인재교육을 연구해 왔으며, 그렇게 증명된 효과들을 바탕으로 융합인재교육은 대한민국 교육의 큰 기조가 되었다. 융합인재교육에 있어서 예술교육의 지위는 말할 필요도 없다.

하나 덧붙여 말하자면 미술은 이러한 경우가 많이 없겠지만 음악과 같은 경우,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나 중창단, 국악반 등 특정한 단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어떤 부모의 경우에는 내 아이만이 오롯이 주인공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것은 짧은 생각이다. 음악 단체 활동을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성취감, 자아 존중감, 사회성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이러한 학부모의 의견과는 반대편에 서 있다. 음악 단체 활동을 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예술 조직 내에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그 무수한 주인공이 활약하는 가운데 만들어가는 예술이 아이들 제각각의 인생에 돌려주는 힘은 거대할 수밖에 없다.

가을을 맞아 우리학교 아이들은 몇 번의 예술적인 성취를 이뤄냈다. 그 곳이 교실 구석이든, 학교의 강당이든지, 아니면 외부의 큰 공연장이든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함께 노래 부르며, 함께 하모니를 만드는 ‘예술하기’의 과정 속에서 이 아이들의 삶은 더욱 아름다워졌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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