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하지요
넉넉하지요
  • 승인 2019.12.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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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그대가

씨방을 나온 솔씨처럼 홀로

바위들 틈에 들어

다시 몰아쳐 오는 폭풍우 속에서

고통을 껴입은 밤을

기다려 보는 일

그 고통의 싹이 자란 새 순들이

고운 살 덧없이 걸쳐 입고

다시 돌아 와 마주 앉은 그대와

고통을 나눠 보는 일

몸을 달려 나간 魂이

시베리아 찬 밤하늘을 에둘러서 오는

새벽녘

松花가 내리는 황혼에

들풀이 어깨를 적시는 돌섶의 일

◇홍성은= 1963년 강원 태백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 전공,
대구,경북지역대학 반월문학상 대상 수상(10)

<해설> 배고픔을 아는 자가 빵을 나눌 수도 있다. 힘겨운 일들을 겪어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알 수가 있다. 비에 맞고 눈에 젖어 힘겨운 길을 걸어온 사람, 하지만 오롯이 그것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더 멋진 한 그루 나무가 되었을 때, 울창한 나뭇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런 넉넉함이 또 다른 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 들풀처럼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김인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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