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 시 CO2 등 유해물질 유발
내용물 철분도 함량 따라 발생
폐기 분류체계 마련 고민해야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월동 준비에 들어갔다. 추위를 잘 타는 A씨는 온라인으로 올겨울 사용할 1회용 손난로(핫팩) 80개를 주문했다. A씨는 “작년에도 100여개를 사 모두 사용했다”며 “많이 사용하면 하루 4개를 사용하고, 지인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겨울철마다 1회용 핫팩이 무분별하게 쓰이고 버려져 환경적 영향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핫팩 판매량은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철(9~11월)부터 올라 겨울철(12~2월) 절정에 이른다. 수요는 해마다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편의점 업체의 경우 지난해 1월 마지막 주 핫팩 매출이 지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92.9% 증가했다.
핫팩 주재료는 쇳가루(철분)와 활성탄, 규조토, 염류, 수분 등이다. 포장재 속 철분이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해 산화하면서 발열하는 원리로 뜨거워진다. 규조토와 수분 등이 촉매 역할을 한다. 포장재로는 핫팩을 흔들 때 내부로 산소가 쉽게 공급되도록 부직포가 흔히 사용된다.
핫팩 발열은 12시간 안팎으로 지속하고, 사용 후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장으로 보내진다. 문제는 핫팩을 태울 때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핫팩을 일반 쓰레기로 처리 시 환경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핵심 재료인 철분은 토양에서 난 광물로 함유량에 따라 유해 정도가 다르다. 순수한 철분이라면 유해성이 없지만 함유량이 적을수록 유해한 물질이 나머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논리상 발열 온도가 낮고 지속 시간이 짧을수록 철분 함량이 낮은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안전보건공단 화학물질정보(MSDS)에 따르면 산화철의 경우 흡입이나 피부 접촉으로 흡수할 수 있고 노출 시 피부 자극과 호흡곤란, 철폐증 등 호흡기·순환기 질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포장재로 쓰이는 부직포는 재활용할 수 없는 소재다. 부직포는 비스코스레이온, 폴리에스터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레이온 제조 과정에 이황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에스터도 플라스틱 성분으로 생산과 소각 중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을 유발한다.
핫팩의 환경적 영향은 논의가 부족한 단계지만 1회용이라는 점에서 대체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전기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전자 핫팩’도 등장했다.
계대욱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온수 손난로 등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핫팩은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기가 있는데도 분류체계가 없다는 점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