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불이(大慶不二)’와 상생 방안
‘‘대경불이(大慶不二)’와 상생 방안
  • 승인 2019.12.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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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경북대 초빙 교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대구와 경북의 상생 방안이 지역의 가장 큰 과제이다. 여러 가지 대책을 내고 다양한 노력을 하였으나 실효성 있는 성과는 나오지 않는다. 나는 정책보다는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와 경북은 하나라는 인식을 가지면 해결된다. 대구와 경북이 한 뿌리이고 하나이다. ‘대경 불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이 하나라는 ‘농도불이’(農都不二)와 몸이 흙과 같다는 ‘신토불이’(身土不二) 개념과 유사하다. 대구와 경북은 하나라는 뜻의 ‘대경 불이’ 정신을 가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대구와 경북의 지지기반도 하나이다. 우리 민족은 위기 때마다 일치단결하여 어려움을 극복하였고 그 중심에 대구와‘경북이 하나로 서 있다.

나는 ‘대구와 경북은 하나’라는 것을 농업 측면에서 수차 강조했다. 농산물 생산지가 경북이고 소비지가 대구이다. 대구와 경북은 하나라는 인식은 농산업부문에서 잘 나타난다. 경북지역의 풍부한 농산어촌 자원을 새로운 소득 작물로 개발하고, 대구시민들의 소비수요와 연계해야한다. 지역과 국가가 나아가야할 방향이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재임중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향후 모델로 ‘공생발전’(共生發展)을 제시했다. 상생협력, 동반성장, 공정사회, 친서민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분법적인 편가르기로 국가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 지금 국가가 위기에 처한 가장 중요한 원인도 상생 개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로 생각하고 보살피며 따뜻한 사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대구와 경북이 하나라는 기본 적인 인식 속에 산업, 인력, 행정에서 구체적인 상생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전통적인 산업구분이 없어지고 다양한 산업이 융복합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이다. 농업과 비농업, 전통과 현대가 융복합되는 시대에 알맞는 대책이 추진되야 한다. 상생 대책은 지역의 장점을 살리면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발전 할 수 있다. 경북 지역의 다양한 향토 음식과 특산물을 이용한 식품 산업도 대표적인 상생 산업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신 산업이다.

대구와 경북의 상생 방안으로 로컬 푸드나 학교급식 분야도 대두된다.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것이 로칼 푸드 운동이다.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매하자는 운동이다. 최근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 없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득수준이 증가하고 삶의 질이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식품안전성에 대한 요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삶의 질이 강조되면서 식품 소비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점도 식품의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게 만들고 있다.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영양섭취 수준이 아니라 더 깨끗하고 안전하며 품질이 뛰어난 음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식품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로칼 푸드사업은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활동’이라는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이탈리아의 ‘슬로푸드’(Slow Food), 미국의 ‘공동체지원농업’(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과 같은 맥락이다. 생산자들은 자신이 지은 농산물들을 공급받을 회원을 모집하고, 그 회원들이 공동체가 된다.

생산자들은 공동체 회원들을 바탕으로 농사를 짓는다. 생산자들은 농산물의 판로와 가격 문제에서 벗어나 안전한 농산물의 생산에 집중할 수 있고, 소비자인 회원들의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입하고 지역 농업도 보호할 수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산지소’ 운동을 적극추진한다.

필자가 OECD에 근무할 당시 일본 정부 책임자로 시노하라 대표가 있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지산지소‘ 개념을 도입하고 수권의 저서도 발간 한 인물이다. 시노하라는 현재 일본의 3선 중의원이 되었다. 일본인의 식생활 개선과 농업발전, 그리고 지역 기반의 식생활 문화 정착과 지역 경제발전에 헌신하는 시노하라 의원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우리나라도 제대로된 식습관 확립, 농업 중요성 인식, 나아가 식량자급률 제고와 지역경제 발전이 절실하다. 농산물 판매를 기본으로 하되 학교급식, 도농교류 등으로 확대되고 농촌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린투어리즘’을 통해 특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및 지역 농특산품이 여행의 중요한 유인이 되기도 한다. 일본은 지산지소가 중요한 여행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행 목적이 관광에서 지역 전통문화 체험, 자연경관 등을 통한 휴식 등으로 전환되며, 농가민박 체험형 수학여행으로 발전된다. 이탈리아의 슬로푸드 운동이나 미국의 공동체지원 사업과 맥을 같이한다. 지역과 산업, 사람이 상생하는 방안은 간단하지 않다. 지역 이기주의가 판치고 조직간 폐쇄적 구조로 정착되기 어렵다. 대구와 경북이 실질적인 상생 성과를 내려면 ‘대구와 경북은 하나’라는 인식 속에서 지산 지소 운동 같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대구와 경북은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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